강남역 술집 (통닭왕)

간단히 치맥할 곳으로 동료에게 추천을 받았던 '맥쓰세계치킨'이 문을 닫았다. 해서 다른 강남역 술집을 찾던 중, 바로 옆옆 칸에 환하게 빛나고 있던 통닭왕 간판을 발견했다. (눈부셔...)

 

 위치는 강남역 1번 출구 바로 앞 강남역 센트럴 푸르지오 시티 1층이다. 예전 아오리 라멘이 있던 주상복합 오피스텔 상가 맞다.

 

 

강남역 센트럴푸르지오시티 주차장

초초초 역세권 강남역 술집이어서 약속 잡기도 좋고, 무엇보다 안주가 저렴하다. 그러면서도 일반 호프집처럼 싸구려 생맥주만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기네스 생맥주 등 몇 가지 다른 선택지가 있어 매리트가 있다. 같은 라인에 있던 맥쓰가 문을 닫은 여파인지, 2층까지 꽤 자리가 넓은데도 만석이었다. 

 

 

밖에서 보면 사람이 없을 것 같은데, 내부는 사람들로 꽉 차 시끄러웠다. 강남역 술집 중에 시끄럽지 않은 곳이 어디 있을까 싶지만 말이다.

 

 

뭔가 히어로물의 컨셉이 느껴지는 재치 있는 소품과 인테리어에 눈길이 갔다. 위트가 느껴지는 통닭왕 내벽. 

 

일단 기본 생맥주 한 잔을 주문하고, 이곳의 시그니쳐인 옥수수통닭을 시켰다. 양념 감자가 깔린 옥수수통닭이 13,900원이니 꽤나 저렴하다. 치즈볼도 하나 시켜 보았다.

 

 

 

치즈볼도 그냥 한 군데 얹어서 나왔다. 팬과 소스 틀이 특이한데, 아예 맞춤 제작된 통닭왕 트레이로 고정되어 있어 한눈에 보기도 좋고 먹기 편했다. 다양한 특제 소스와 얇은 옥수수 가루 튀김옷이 잘 어울린다. 강남역 술집 통닭왕의 치킨에는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일단 비주얼은 합격. 그런데 한입 먹어 보니 동공이 확장되는 맛이다. 최근 먹어 본 치즈볼 중 가장 맛있다. 

 

통닭도 살이 부드럽고 고소한 게 옥수수향이 확 난다. 튀김옷이 얇아 간이 안 맞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그러나 곧 그 걱정은 다음 메뉴에서 뒤통수를 치게 되는데...) 가게 밖에서 본 이 문구는 거짓이 아니었다. 

 

 

생맥주를 몇 잔 격파하고, 아름다운 기네스 생맥주를 시켰다. 생맥주로 서브하는 곳은 많지가 않아서 기네스 생을 발견하면 꼭 시키는 편이다. 처음에는 옅은 베이지 색을 유지하다가 점점 본연의 짙은 브라운이 올라온다. 마치 카푸치노 같은 비주얼이다.

 

 

 

강남역 술집 통닭왕의 옥수수통닭이 너무 맛있어서, 후속 메뉴로 크리스피후라이를 시켰다. '천 원 더 비싸니까 더 맛있겠지?'라고 생각했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얇은 튀김옷에 맞춰진 간이라 그런지 짜도 너~무 짠 것. 결국 다 못 먹고 포장해왔다.

 

 

결국 집에 와서도 가족들에게 외면 당해 버려진 크리스피후라이. 문제는 크리스피라는 이름대로 바삭하지도 않았다는 것. 얇은 튀김옷만 연구했나 보다. 

 

 

오늘의 결론.

 

1. 강남역 술집 통닭왕은 가성비 좋은 강남 초역세권 술집이 맞다. 

2. 통닭왕 옥수수통닭은 진짜 왕이다. (맛있다.)

3. 통닭왕 크리스피 치킨은 하인이다. (짜고 눅눅하다.) 

 

하지만 맥주 퀄리티나 입지, 메인 메뉴가 썩 괜찮으니 강남 인근에 들른다면 꼭 한 번 가볼만한 강남역 술집, 통닭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