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에 드디어 11,800원에 일반 750ml 와인 병 4개 분량을 얻을 수 있는 가성비 끝판왕 와인이 나왔다.
물론 1리터짜리 샹그리아 팩은 기존에 있었지만 그건 거의 주스나 다름없어서 주류라고 하기엔 너무나 미약하다. (와인 리뷰 안 함 ㅋㅋ) 그런데 이번에 나온 노브랜드 팩 와인 페나솔은 레드와 화이트 둘 다 소비자를 양으로 압도해버린다.
사실은 씨유 편의점의 로쉐 마제 처럼 작은 병이 여럿 들어 있는 박스인 줄 알고 사 왔더니 이게 웬 걸. 노브랜드 팩 와인 패키지를 개봉하니 커다랗고 물컹물컹한 은박의 슬라임이 박스에서 기어 나왔다. 씨유 편의점 와인 추천은 아래 두 글을 참조해주시기 바란다.
다시 보니 박스는 까는 용도가 아니라 옆면 아래에 난 구멍만 뜯어 디스펜서를 통해 맥주처럼 내려 먹도록 제작된 것이었다. (으악!!) 디스펜서는 대부분 닫혀 있는 상태에서도 조금씩 내용물이 새기 때문에 집에 있는 공병에 노브랜드 팩 와인을 소분하기로 했다.
먼저 노브랜드 팩 와인 페나솔 디스펜서를 고정시키고 있던 윗 부분의 플라스틱 끈을 제거하고 한 병씩 조심스럽게 채웠다. 미심쩍은 표정으로 집사를 감시하는 우리 집 고양이 1호. 디스펜서 버튼을 누르면 이렇게 쫄쫄쫄 와인이 나온다.
마시면서 담느라 마지막 1병 분량은 팩에 조금 남기고, 3병을 꽉꽉 채웠다. 노브랜드 팩 와인 페나솔 레드는 아무래도 당일에 다 마실 수 있는 집들이 자리나 파티에 가져가는 게 가장 좋을 듯싶다. 아니면 마실 만큼 마시다가 요리용으로도 쓰고, 따로 빈 병에 소분하는 것을 추천한다.
노브랜드 팩 와인 페나솔 레드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레드 품종인 템프라니요와 그르나슈(가르나챠)를 50%씩 블렌드한 카스티야 지방의 와인이다. 스페인 와인 등급 중 가장 낮은 Vinos de Mesa 로, 말 그대로 보급형 테이블 와인이다. 스페인 여행을 갔을 때, 도심 외곽 주택가에서 심심치 않게 대가족이 모여 야외 파티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런 수요가 꾸준히 있기 때문에 테이블 와인을 대량 생산하는 페나솔 같은 공장형 와이너리가 70년대부터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여러 와인 리뷰를 하면서 느끼는 바이지만,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비해 스페인 와인은 굉장히 저평가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모엣 샹동 보다 훌륭한 까바도 많고, 레드 와인의 경우에도 가격대가 있는 와인을 샀을 때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경험을 조합해 보면, 스페인 와인에 실망했던 케이스가 가장 적었다.
노브랜드 팩 와인 페나솔 레드의 맛은 솔직히 객관적으로 훌륭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만 원대 초반의 가격을 감안하면 굉장히 훌륭하다. 적당한 바디감, 탄닌감이 있으면서 가벼워서 미디엄 라이트 레드라고 지칭하면 적당할 듯싶다. 묵직한 감은 거의 없지만 적당한 산도와 ‘나, 와인이야~’하는 티를 내주는 정도의 산뜻한 무게감이 있어 와인 초보자도, 평소 와인을 즐기는 사람도 좋은 날 함께 모여 즐기기 좋은 파티용 와인인 것이다.
어서 코로나가 종식되고 왁자지껄한 자리에서 노브랜드 팩 와인 페나솔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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