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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일들 Daily Life

서울 데이트 코스 (망원)

by 응댕이를쳐라옹 2019. 12. 29.

[망원 꽃집 - 망원시장 -  망원 반려동물 용품점 - 망원 스테이크 맛집 - 망원 추천 횟집 - 망원 최고 선술집]

 

http://kko.to/DeDMrnXjo (PC에서만 경유지 조회 가능!)

 

추천 먹거리 가득한 오늘의 서울 데이트 코스. 데이트에서 빠질 수 없는 볼거리, 먹을거리, 맛집(스테이크, 횟집), 꽃집 등 뭐 하나 빠질 것 없는 곳이 바로 망원이다. 모바일에서는 경유지 확인이 되지 않고, PC에서만 볼 수 있어 캡처 화면을 함께 올려두었다. 망원역 주변을 돌아 합정역까지 걸어서 1시간 정도 돌아다니는 코스이다. 취향에 따라 경유지를 빼거나 더할 수 있겠다.

 

겨울에 꼭 먹어야 하는 방어까지, 망원 데이트 코스에 다 있다!

 

본 서울 데이트 코스에는 망리단길은 제외되어 있는데, 망리단길 외에도 들를만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2번 출구 뒤편의 골목이 메인이지만 미리 꽃을 준비하고 싶다면 망원역 1번 출구 바로 옆에 있는 조그만 꽃집, 꽃뜨락을 활용하면 편리하다. (2번 출구에서 길만 건너면 바로 위치해 있다.) 5분만 일찍 도착해도 바로 꽃을 살 수 있어 좋다.

 

 

망원역 2번 출구로 올라와 오른쪽으로 보이는 올리브영 골목으로 우회전하여 쭉 들어가면(그러니까 2번 출구에서 나와서 뒤돌아 간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망원시장으로 향하는 긴 길이 펼쳐지는데 돔이 씌워진 망원시장에 진입하기 이전에도 굉장히 활성화된 동네 전통시장의 형국을 띤다. 

 

이번 서울 데이트 코스의 컨셉은 '동네 마실'이다. 우리네 정감 있는 이웃들의 일상에 퐁당 빠져들 수 있는 곳. 가로수길이나 강남 같은 시내 번화가처럼 깔끔하지는 못하지만 망원만이 가지는 동네 스웩이 있다. 특별한 날이 아님에도 골목 전통 시장에 사람이 가득가득한 풍경이 연출되는 곳은 많지 않은데 이곳 망원 시장 주변은 활기가 남다르다.

 

우리 커플은 대형마트 데이트도 종종 즐기고는 하는데, 뭔가 신혼 같은 느낌도 들고, 소소한 물건들을 사면서 서로의 취향이나 소비 습관도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 결혼을 생각하는 사이라면 시장이나 마트 데이트를 통해서 미래의 일상을 가늠해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서울 데이트 코스 망원 편 1. 망원시장]

골목을 따라 쭉 들어가면 전광판이 달린 망원시장 표지판이 보인다. 시장을 관통해 나가면 반대편 망원시장 입구가 나오는데, 신호 한 번에 삼거리를 가로지르는 횡단보도만 건너면 반대편 월드컵 시장으로 이어진다. 쭉 가도 좋지만 서울 시장 탐방이 아닌 서울 데이트 코스이기 때문에 일단은 망원시장만 둘러보기로 했다.

 

시장 근처는 어디나 마찬가지이지만, 상당히 혼잡하기 때문에 차를 가지고 이동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광장시장처럼 몰리는 곳만 몰리는 것이 아니라 어느 구간이든 사람이 꽤 많고 망한 가게도 보이지 않는 망원시장.

 

양쪽 초입에는 어묵 등 분식을 파는 가게들이 많고 중간중간 마트며 내의, 꽃집, 수산물, 통닭, 호떡집 등 다양한 업종의 점포들이 뒤섞여 있다.

 

특히 작은 마트에서는 과자, 생필품, 맥주 등을 싸게 팔고 있어서 간식거리를 사기 유용했다. 근처 한강공원도 멀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 간단히 장을 보고 걸어 나가면 딱이다.

 

시중 마트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한우 새우살 등도 2만 원 대에 살 수 있는 망원시장. 근처에서 살고 싶다... 반찬가게도 여러 곳이 있어 찬 종류가 어마무시했다. 

 

긴 대기줄을 자랑하는 닭강정 맛집 등 다양한 유혹이 있었지만, 우리의 발길을 머물게 한 곳은 바로 이곳, 특허받은 초벌구이 기계로 구워낸 삼겹살집 삼초전이었다. (저 그릴은 아니고 커다란 기계가 가게 안 쪽에 있다.) 바로 먹을 수 있게 다 구워서 포장한 삼겹살을 만 원에 팔고 있는 집이다. 시식을 해보고 눈이 커진 우리 커플. 도저히 지나칠 수가 없었다.

 

굽는데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에 주변을 구경하고 오라고 하셔서, 바로 앞 마트에서 맥주도 사고, 근처 게장집, 수산물 집 등을 둘러보다가 삼겹살을 받으러 갔다. 과메기, 연어, 게장, 아보카도 할 것 없이 모두 굉장히 저렴하게 팔고 있어 유혹적이었다.

 

키도 인상도 훤칠하신 사장님이 열심히 구워주신 삼겹살을 들고, 시장 중간에 위치한 쪽문으로 나가면 있는 정자에 앉아 시식을 했다. 쪽문 주변에 그냥 버려진 쓰레기가 좀 많은 편이었지만 정자 쪽은 비교적 깨끗했다. 정자 한쪽에 쓰레기통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뒤처리도 깔끔하게 할 수 있었다.

 

캬, 캔맥주와 함께하는 삼겹살이란. 삼초전 삼겹살은 간도 적절히 배어 있고 훈연의 느낌도 있어 정말 맛있다. 쿠폰 10장을 모으면 고기 1팩을 무료로 주는 행사도 하고 있어서 지속적으로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꾸준히 이용해 봄직하다.

 

애매하게 닭강정, 호떡, 어묵 등으로 배가 차는 것보다 확실히 맛있는(!) 고기를 선택하니 하나만 맛 보아도 든든한 느낌이고 돈도 덜 쓰게 되었다. 

 

[서울 데이트 코스 망원 편 2. 반려동물 용품점]

반려동물을 키우는 커플이라면 망원역에서 가까운 쪽의 망원시장 입구 바로 앞에 반려용품 전문점이 있으니 들러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이동장, 스크래쳐, 집 등 가격이 꽤 나가는 물품들을 마트에서보다 싼 가격으로 팔고 있다.  

 

치석제거 간식을 샀더니 닭고기 필렛 간식을 서비스로 주시는 센스. 비좁아도 있을 건 다 있는 가게였다. 3천 원 짜리임에도 예쁜 장난감들이 꽤 있어서 몇 개 득템할 수 있었다. (펫 쇼에서 못 보던 종류의 물건들도 있었다.)  

 

저녁 늦게까지도 영업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밤에는 이런 느낌이니 찾는 데 참고하시기 바란다. 실제로 우리가 쇼핑하는 사이에도 다른 커플들이 몇몇 들어오기도 했다. 반려동물을 18년 동안 키우다가 떠나보낸 남자 친구의 조언이 이제 막 키우기 시작한 나에게 큰 도움이 될 때가 많다.

 

식물이건 동물이건, 무언가를 함께 키우고 함께 고민하는 과정은 앞으로 아이를 키우게 될 수도 있는 연인 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여러모로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서울 데이트 코스 망원 편 3. 스테이크 맛집, 비스트로 망원]

망원시장에서 한참 한강 방향으로 걸어가면 굉장히 한적한 길이 있는데, 이곳에 비스트로 망원이 위치하고 있다. 합정 YG엔터테인먼트 골목에서 쭉 직진해도 이곳에 쉽게 닿을 수 있다. 핑크와 골드가 소위 말하는 인스타 감성을 충족시키는 듯 보이는 외관.

 

크리스마스와 연말, 신년이 끼어 웬만한 곳은 예약하기 힘든데, 비스트로 망원은 네이버 예약을 통해 비교적 쉽게 예약할 수 있었다. 1층은 굉장히 밝고 분홍분홍하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 외에 다른 손님들도 마찬가지로, 아래층으로 안내를 받았다. 아무래도 아래층이 좀 더 어둡고 아늑한 분위기를 풍기기 때문인 듯하다.

 

훈훈한 로맨스 영화를 틀어 놓아 연말 분위기가 물씬 나는 비스트로 망원 지하. 진한 초록과 청록, 골드의 조화가 편안한 느낌을 준다. 붐비는 시간대가 아니어서, 굉장히 큰 테이블을 통째로 쓸 수 있게 안내해 주셨다.

 

식사를 막 마치고 나가는 여자 두 분의 테이블은 방 안쪽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쪽 자리는 조금 답답해 보이는 감이 있다. 

 

우리의 목표는 티본스테이크였다. 파스타를 선택할 수 있는 2인 스테이크 세트가 85,000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날은 와인이 크게 당기지 않아서, 에이드 두 잔과 함께 관자 알리오올리오 파스타를 주문했다.

 

스테이크 전문점다운 날카로운 나이프. 긴 검색 끝에 찾아온 곳이기에 기대감에 부풀어 음식을 기다렸다. 이윽고 따뜻한 모닝빵과 단호박 크림수프, 생모짜렐라가 들어간 샐러드가 나왔다. 포르투갈 유명 그릇 브랜드 코스타노바 등, 식기에 신경 쓴 모습이다.

 

과일을 아끼지 않고 넣은 망고 에이드와 블루베리 에이드도 나왔다. 관자 알리오올리오 파스타도 금방 나왔는데, 서빙하는 과정에서 조금 밀려서 끝 부분을 찍을 수 없었다. 흘리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홀은 한산한 편이었지만 연말 코스 예약이 줄지어 있어 많이 바쁘신 모양이었다.  

 

관자가 아주 신선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맛은 괜찮았다. 짜보여서 조금 걱정이었는데 생각보다 짜거나 비리지는 않고 감칠맛이 있었다. 남자 친구가 잘 못 먹는 고수가 올려져 있어 내 그릇으로 얼른 먼저 치워주었다. 관자를 즐기는 사이, 대망의 티본스테이크가 나왔다.

 

 

굽기를 미리 물어보지 않아서 의아했지만 적당한 미디엄 웰던으로 구워 나와서 괜찮았다. 안심과 등심 부위 둘 다 식감도 좋고 훌륭했다. 다만 소스를 따로 담아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소금만 찍어도 맛있기는 하다만. 함께 나온 홀그레인 소스와 매시드 포테이토로는 어딘가 균형이 부족한 느낌이다.

 

디저트로는 둘이서 나눠먹도록 티라미수 한 접시가 나왔다. 음료가 별도인 스테이크 세트라고 하기에는 사이드 구성이 좀 아쉽기는 하다. 물론 550g 스테이크 치고는 붓쳐스컷 같은 곳과 비교하자면 정말 싼 편이지만 커피라든가, 단가가 낮은 다른 재료로 충분히 풍성한 느낌을 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아니면 구성을 좀 더 추가해서 10만 원대에 팔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동네 스웩의 연장선상이라 치고, 주변을 산책했다. 합정까지 가깝기도 하고, 걸어가는 길에 망원동 티라미수 등 크고 작은 카페나 상점들이 (있을 것 같지 않은 위치에 불쑥) 자리하고 있다. 번화가에 비하면 휑하고 심심한 느낌이지만 신축 아파트 주변으로 또 새로운 상점들이 들어서서 지나다닐 만하다. 

 

소화도 시킬 겸, 바로 옆 망원 한강공원이나 망리단길 쪽으로 산책하는 것도 추천한다. (지도 참조) 너무 춥다, 시간이 뜬다 싶다면 합정역 메세나폴리스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합정점에서 영화 한 편을 보는 것도 좋겠다. DIY 가능한 서울 데이트 코스, 망원 편.

 

[서울 데이트 코스 망원 편 4. 푸짐한 동네 횟집, 청정바다수산]

다시 망원시장 근방을 열심히 돌아다니다 보니 슬슬 출출해졌다. 저녁을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망원에서 합정으로 넘어가는 중간에 동네 스웩 넘치는 횟집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다. 홀을 꽉 채운 어느 중년 모임의 망년회가 막바지에 달하고 있었다.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자리에 앉아 대방어 소자를 시켰다. 올 겨울 마음에 드는 방어를 한 번도 못 먹었기 때문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시켜 본 것. 그러고 보니 대방어 '만난 집'이라고 가게 앞 수조에 적혀 있었다. (ㅋㅋ) 이번에는 맛난 대방어를 만나기를 기다리며, 기본 찬을 음미했다. 

 

모둠 회 중자 45,000원으로 시중보다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적당한 가격이었는데, 놀라운 것은 양과 구성이었다.

 

일단 기본찬의 퀄리티가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다. 기본으로 주는 것들은 질이 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석화나 멍게, 연어 다 너무나 신선했고 부침개마저 바로 부쳐서 바삭바삭하고 뜨거웠다. 홀에 스무 명도 넘는 손님들이 있었는데도 엄청난 속도와 퀄리티를 자랑했다. 

 

평소엔 그냥 감흥 없이 먹던 미역국도 미역이 너무 신선해서 달달하게 느껴졌다. 이건 소주각이다. 바로 소주를 주문해서 반 병을 비웠다. 우리 커플 싸운 것도 아니고 아무 일 없는데 소주가 술술 들어간다(!?!)

 

서울 데이트 코스를 본격 맛집 탐방으로 탈바꿈시킨 청정바다수산. 이곳의 에이스는 단연 방어이다. 선홍빛 살결, 방어임에도 부들부들하지 않고 탱글한 식감. 노량진에서 먹었던 방어보다도 우리 커플에게는 망원에서 맛 본 방어가 만족도면에서 최상이었다. 진짜 맛난 대방어 만난 집 맞다. 게다가 두툼하게 썰어서 도저히 소자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처음처럼 파이지만 요즘 1순위로 등극한 진로 이스 백. 데이트인데... 두 병이나 해치웠다. (이게 다 맛난 방어 때문이다!) 이 집의 마력은 방어에서 끝나지 않는데, 7천 원 짜리 매운탕의 퀄리티마저 미쳤다. 서더리뿐만 아니라 큼직하고 싱싱한 조개, 순두부를 통째로 넣어주는 클라스.

 

수제비가 숙성이 잘 되어 있어 식감이 정말 끝내 준다. 우리 집이 회 킬러인데, 이런 집은 처음 본다. 매운탕이 다른 집과 질적으로 아예 다르다. 생선도 살이 푸짐한 것으로 넣어주셨다. 이래서 동네 중년 분들께서 여기서 송년회를 하셨구나 싶었다.

 

배가 많이 고픈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국물이 시원해서 숟가락을 내려놓는 데까지 굉장히 오래 걸렸다. 중자 같은 푸짐한 양의 소자 대방어 5만 원, 소주 2병 8천 원, 매운탕 7천 원까지 해서 도합 65,000원이다. 아니, 무려 방어를 배불리 먹었는데 낮에 먹은 스테이크보다 싼 거 실화냐. 앞으로 합정 등지에서 데이트하면 횟집은 무조건 여기로 오는 걸로 정했다. 기본 반찬까지 하나하나 다 맛있는 집 정말 오랜만에 와 본다. 

 

[서울 데이트 코스 망원 편 5. 이 구역 최고 존엄 이자카야, 1식당, 과일가게]

마지막 관문으로, 이대로 헤어지기 조금 아쉽다 싶다면 포은로의 꽃과 같은 두 선술집, '1식당'과 '과일가게' 두 곳 중 자리가 나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도 좋을 것이다. 두 가게의 위치가 매우 가깝고, 웨이팅이 있는 편이므로 가는 김에 상황이 어떤지 둘 다 자리를 봐 두는 것이 좋다. 아래 글에서 자세한 위치와 메뉴를 참조하실 수 있다.

 

https://mintviolet.tistory.com/38

 

선술집 추천 - (망원 실력파 이자카야 2곳)

오늘 소개할 선술집 추천 리스트 두 곳은 망원동, 망리단길에서 데이트나 모임을 즐길 때 1차, 2차로 연달아 가기 좋은 실력파 이자카야들이다. (이자카야가 선술집이라는 뜻임은 많이들 아시고 계실 것이다.) 합..

mintviolet.tistory.com

배부르지 않게, 맛있는 술과 가벼운 안주로 동네 감성을 즐길 수 있는 두 선술집은 분명 망원 데이트의 마지막을 상큼하게 빛내 줄 것이다. 물론 오늘 소개한 서울 데이트 코스 망원 편에서는 청정바다수산에서 이미 게임이 끝난 느낌이지만, 저녁을 가볍게 먹었을 경우 분위기 좋은 선술집에서 낭만을 찾아봄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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