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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도 좋아, 가끔은 Travel Abroad

부르고스(Burgos)

by 응댕이를쳐라옹 2019. 10. 8.

 

[스페인포르투갈패키지여행 #3] 

 

모녀의 야심 찬 스페인-포르투갈 퇴사 여행 첫날의 일정이 아직 저물지 않았다. 빌바오를 떠난 버스는 약 두 시간 여를 달려 부르고스로 향했다.

 

 

버스에서도 지루하지 않았던 것은, 광활한 스페인의 들판에 드리운 햇살과 깎아지른 산등성이가 끊임없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농경지일 뿐인데 이렇게 깔끔할 일인가...? 낡아 버려진 건물도 하나의 유적처럼 아름다웠다.

 

 

 

드디어 부르고스 대성당에서 가장 가까운 정류장에 도착. 대성당의 첨탑이 빼꼼, 우리를 맞이한다.

 

 

 

광장으로 들어가는 길목도 매우 아름다운데, 분명 오래된 성문일 텐데도 아주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되어있다.

 

 

 

진입로인 다리 양 옆으로 흐르는 아를란손강의 잔잔한 물결. 사진에는 잘 나오지 않았지만 비가 오기 직전인지 제비가 정말 많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산타마리아 성문(Arco de Santa Maria)으로 향하는 다리를 건너는 시민들. 5월 말인데도 낮 기온이 8도에 머무르다 보니 머플러를 걸치거나 패딩을 입은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부르고스에 방문할 계획이라면 가디건 하나쯤은 필수로 챙겨야 할 것 같다.

 

 

 

나무 이름을 듣지 못했는데 올망졸망한 것이 아주 귀여웠다. 여유가 있다면 아를란손강을 따라 이 길을 걸어보아도 좋을 것 같다.

 

 

맨 위 성모자상 아래 천사상, 그 아래 6명의 영웅상이 조각되어 있는 산타마리아 성문을 지나기 직전.

 

 

 

성문을 지나면 바로 산 페르난도 광장(Plaza de Rey San Fernando)이 나온다. 그리고 드디어 마주한 대성당의 자태! 부르고스 대성당(Cathedral de Burgos)은 13세기에 착공해 15세기와 16세기에 걸쳐 완성되었으며 세비야, 톨레도와 더불어 스페인 3대 성당으로 꼽힌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1984년에 등재되었다. (하단 링크 참조)

http://heritage.unesco.or.kr/부르고스-대성당/

 

우리가 세계사 시간에 수없이 외운, 레콘키스타(Reconquista) 즉, 국토회복운동을 주도한 영웅 엘시드(El Cid)와 그의 아내 도나 히메나(Dona Jimena)가 잠들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의 고향이 부르고스였기 때문에 이곳에 모셔졌다.

 

 

부르고스 대성당은 산티아고 순례길의 다양한 코스 중 주요한 출발지로, 세계 각지에서 온 방문객이 많다. 일정 상 내부를 볼 수 없어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보통 피나클(Pinnacle)이라 불리는 첨탑 끝부분을 보면 부르고스 대성당이 왜 고딕양식의 정수라 불리는지 알 수 있다.

실처럼 보이는 십자가의 디테일. 직선적인 첩탑 주변을 감싸는 곡선을 살린 문양들. 정말 아름답다.

 

 

독일의 쾰른성당이 전면의 거대하고 빽빽한 타워로 위압감과 경외심을 일으킨다면, 부르고스 대성당은 곳곳에 더해진 장식적인 요소들과 하단 아치의 구성이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조화를 이룬다.

 

 

붉게 변한 벽과 짙은 고동의 문이 색감적으로 아름다울 뿐 아니라,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 밑바닥 계단의 흘러내리는 듯한 곡선처리까지 강약의 조화가 정말 예술이다.

 

 

다윗의 별이 장식된 스테인드글라스를 성당 안 쪽에서 보면 더욱 환상적일 것 같다.

 

 

 

아쉬운 마음에 성당 입구까지 가 보았다. 이날 내부에 들어갔다면 아마 나머지 일행을 먼저 보내고 혼자 남아있었을지도 모른다. (나중에 내부 사진을 찾아보니 천장을 비롯, 내부장식 또한 하나하나가 절제미가 있으면서도 화려한, 극상의 예술품 느낌이었다.) 다시 스페인에 갈 일이 생긴다면 꼭 다시 방문해야지.

 

 

 

아치문 하나도 똑같은 각도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전체적인 강약과 조화가 너무나 멋스러운 부르고스 대성당.

 

 

 

골목길의 이정표가 부르고스 대성당이라니... 이곳 아이들의 유년시절에 각인되어 있을, 첨탑의 모습이다.

 

 

 

탑 아래 좁은 골목. 부르고스 시민들의 일상을 엿본다.

 

 

 

 

광장에 잠시 햇빛이 내리쬐는 모습. 그러나 넓은 광장이 바람골 역할을 한 덕에 정말 추웠다. 일행 대부분이 여름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덜덜 떨다 온 기억.

 

 

 

 

산 페르난도 광장도 여느 스페인의 광장처럼 타파스 가게가 늘어서 있다. 문을 열 시간이 아니었지만 이렇게 추운 날에도 오픈을 할까? 궁금하기는 했다.

 

 

 

 

광장의 왼쪽 한 구석에서는 아이들이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있었다. 집 앞에 세계문화유산이 있어도, 매일의 놀이는 응당 계속되어야 하는 것!

 

놀러 온 이방인을 독려하는 듯한 모습을 뒤로하고, 따뜻한 마드리드로 발길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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