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별별 일들 Daily Life

아크릴화 워크샵 1, 2주차 후기

by 응댕이를쳐라옹 2019. 11. 23.

11월 22일 금요일, 무중력지대 영등포에서의 아크릴화 워크샵 3주 차 수업을 마치고 뿌듯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 책상에 앉았습니다. 오늘은 작품의 작업 과정을 한 사람의 생애주기로 치환하여 5단계로 시간을 쪼갠 후 각 단계에 맞는 접근 방식을 제시하며 보다 타이트하게 수업을 진행하였는데요.

 

2019년 11월 22일 금요일, 무중력지대 영등포 아크릴화 워크샵 3주차 

지난 2주차에 시간이 너무 늘어져 제시간에 끝내지 못한 분들이 많아 고안한 방법인데, 거의 모두 잘 따라와 주셔서 무리 없이 완성도를 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작품을 완전히 건조시키는 데까지 최소 3일~7일 정도 걸리기 때문에 지난 1주 차와 2주 차 결과물 리뷰를 이번 주에 하게 되었습니다. 1주 차는 형태를 완전히 깨부수고 원초적인 색과 선, 면, 도형을 활용하여 마음껏 자기표현을 하는 시간을 가진 바 있습니다. 지난 1주차 후기 1부와 전체적인 커리큘럼에 관한 설명은 아래에서 참조 가능합니다.

 

https://mintviolet.tistory.com/31

 

추상화 워크샵 - 무중력지대 영등포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청년 공간, 무중력지대 영등포에서 '취미하는 사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아크릴 추상화 워크샵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당산역 2번 출구 앞에 있던 아주 낡은 주민센터 건물이 웬 카페로 탈..

mintviolet.tistory.com

 

무중력지대 아크릴화 워크샵 1주 차 - 나를 대변하는 색, 내가 지향하는 방향, 나를 닮은 도형

1주 차는 참가인원 대부분이 아크릴이라는 재료는 물론 추상이라는 형식과 그에 따른 접근 방식을 처음 접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개괄적인 설명과 재료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했습니다. 또한, 구상적인 무언가가 있어야만 할 것 같은 마음에 의식적으로 화면에 나타나게 되는 것들을 천천히 해체시키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 결과, 7명이 모두 전혀 다른 색감과 질감을 가진 결과물을 도출해 내었습니다. 완성작이 나오기까지의 과정 속에 바다의 파도를 담은 분도 있었고, 보름달이 있는 풍경을 담아낸 분도 계셨습니다. 첫 시간에는 그것들을 모두 해체해 주시기를 부탁드렸고, 그에 필요한 지도를 하였습니다.

 

참여자 분들은 정말로 그림에 형태가 없어도 되는가, 혼란스러워했지만 이내 적응하여 색에 집중하고 두터운 질감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추상 아크릴화에서 안료를 긁어내고, 파헤치고, 다시 두텁게 올리는 작업치 섬유의 직조나 건축의 조영과도 비슷한 작업입니다.

 

주어진 자유를 마음껏 누리는 분들도 계셨지만, 반대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정해지지 않은 것들을 정해나가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때문에 2주 차 수업에서는 그러한 어려움을 반영하여, 조금 더 기법적인 부분들을 추가로 알려드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표현을 자유롭게 하는 몇 가지 무기를 쥐어드린 셈입니다.

 

무중력지대 아크릴화 워크샵 2주 차 - 내 마음의 풍경

 

11월 15일 진행된 2주 차 수업에는 지난 1주 차 결과물이 완전히 건조된 것을 보여 드리고, 아크릴 물감이 마르기 전후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또한 재료에 대한 설명을 드렸습니다. 이날은 풍경을 주제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해나 달을 우회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메탈릭 계열의 컬러와 더불어, 더욱 다양한 색감을 지닌 아크릴화 전용 물감을 추가로 제공해 드렸습니다. (무중력지대 짱짱맨!!)

 

1주 차 추상 아크릴화 수업에 열정적으로 임하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동하기도 하고, 재료 소진 속도가 매우 빠를 것 같아 제가 평소에 쓰는 대용량 아크릴 물감과 잉크, 대형 붓과 나이프들도 공유하였습니다. (가져가는 길에 정말 무거웠기에 부디 남은 2주간 남김없이 다 써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D) 

 

2주 차에는 나에게 인상적이었던 풍경을 떠올리며 그 특징에 집중하고 낮, 밤, 혹은 우주가 될 수도 있는 마음속 풍경을 꺼내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주 차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보다 자유로운 정방형 캔버스에 작업을 했지만 2주 차에는 정방형, 인물형보다 납작한 비율을 가진 풍경형 캔버스를 선정하여 제공해 드렸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0u4GoS_t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막하실 참여자 분들을 위해, 제가 작업했던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드리기도 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겨울의 풍경을 그릴 때, 제가 머물던 독일 북부 지역의 겨울과 그 겨울의 특징, 성질을 바람으로 표현하고자 했고, 바람을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데에 유효했던 소재가 가지가 많은 나무들이었습니다. 해서 영상과 같은 결과물이 나온 것입니다.

 

2주 차 수업은 제가 기법적으로 한분 한분 도와드렸기 때문에 굉장히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구둣발로 거의 운동장 몇 바퀴는 뛴 듯한 느낌이었는데요, 금번 주제에 구상적인 요소가 들어있다 보니 다들 잘 그리고 싶은 욕망에(?) 불타올라 저를 많이 찾으셨습니다. 물감을 흩뿌리는 방법, 효과적으로 보이게끔 물감을 섞는 법, 빛이 새어나가게 하는 효과, 나무의 표현, 구름의 표현, 나이프로 아크릴화를 그리는 법 등, 다양한 스킬들을 1:1로 알려드렸습니다. 

 

잔잔해 보이지만 그리는 과정에서 가장 파격적으로 구성 변경이 많았던 이 작품의 경우, 수업 시간이 거의 끝나갈 때 최종적으로 현재의 풍경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가장 막막해하셨던 분이기에 가르치는 입장에서 뿌듯함이 배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파도가 소란했던 바닷가의 모래사장이 화면 위로 올라가 마침내 고요한 사막이 되어 쉴 자리를 찾았습니다. 

 

4주간의 워크샵 중 창작 부문의 대미를 장식하는 3주 차도 각자의 존재감이 확연히 드러나는 작품이 완성되었는데요, 다음 주 최종 결과물 피드백 및 네트워킹 세션에서 각 참여자 분들의 소회와 함께 작품에 대한 토론을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레기 시작합니다. 무중력지대에서 안전하게 잘 건조된 멋진 작품들과 함께 최종 후기를 전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커피뿐만 아니라 얼그레이 레모네이드도 고급지고 맛난 무중력지대 영등포!

아크릴화 워크샵 외에도 다른 유익한 프로그램들이 많으니 놓치지 않고 신청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http://youthzone.kr/program_applies

 

서울시 청년공간 무중력지대

청년공간 10개센터 공동으로 포럼을 개최합니다. [청년공간 커뮤니티포럼 - "다층의, 다종의, 다양한"]

youthzone.kr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