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한 마리였을 때, 그리고 둘째 고양이가 아기였을 때까지는 괜찮았는데, 둘째가 첫째의 덩치를 넘어서니 배변 빈도와 배변량이 어마어마해졌다. 화장실을 자주 치워도 전보다 냄새가 심해져서, 매번 모래를 통째로 갈 수도 없고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물도 정말 많이 먹는 스포츠냥이기 때문에 한 번 소변을 보면 한삽 가득 퍼야 한다.
그래서 구매 직전까지 시중의 고양이 탈취제 제품들을 물색하는 데 든 시간이 꽤나 길었다. 모래에다 뿌릴 용도였기 때문에 항균 기능이 들어있었으면, 했는데 이유는 개냥이 중의 개냥이인 둘째 고양이 때문이었다.
모래 장난을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또 사람도 너무 좋아하는지라 화장실에서 뒹굴다 집사의 머리 맡에 와서 철퍼덕 누워 자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보니 어쩌다 그루밍을 다 하기 전에 머리 맡에 누우면 모래 냄새가 그대로 났다. (...!!!)
그렇게 밤이나 낮이나 귀여워 죽을 것 같은 그들의 흔적이 가득한 모래 냄새를 맡으며... 잠들기 전까지 고양이 탈취제 검색을 해댔다. 두냥이 아이들 뿐만 아니라 집사인 나에게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마트에 갈 때도 항상 고양이 탈취제를 들었다 놨다 하면서, 혹시 향이 강해서 애들이 화장실에 아예 안 들어가면 어쩌나, 열리지도 않은 캡 너머의 향을 킁킁대며 탐색했다.
어떤 날은 왠지 모르게 등이나 팔이 가려운 것도 같아 집먼지 진드기 제거제를 비싸게 주고 뿌려도 보았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향이 너무 안 좋은데 오래 머무르는 극악의 약품이었다...)
그러다 천연 성분으로 99.9% 박테리아나 암모니아, 유해화학물질을 분해하여 제거한다는 한 제조사의 광고를 보게 되었고, 염소나 가습기 살균제가 첨가되지 않았다는 설명을 보고 속는 셈 치고 구매해 보았다. 바로 펫쉴드 스프레이 고양이 탈취제였다. 정식 명칭은 펫쉴드 99 항균탈취 CAT 스프레이이고 네이버 스토어팜이나 기타 온라인 몰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세 개를 사면 배송료를 면제해 주는 옵션도 있으나 두 개만 더 샀다.)
4월 6일에 300ml 한통을 구매했는데, 11월 21일인 지금에야 거의 다 써간다. 그렇게 아껴 쓴 느낌은 아닌데 (화장실 치울 때마다 거의 7-8번 분사를 하니까) 정말 오래간다. 한 번 쏠 때의 분사량이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은데 분사 범위가 꽤 넓어서 금세 공기질이 달라진다. 한 통에 13,800원으로, 마트에서 파는 대용량 고양이 탈취제에 비하면 비싼 편이지만 화장실 방향제 같은 싸구려스러운 향을 가진 일반 탈취제를 쓰고 싶지 않아서 고르게 된 부분도 있다.
스프레이 본품에 부착된 라밸지나, 포장에 신경 쓴 것이 많이 보인다. (전공병...) 무광코팅에 정말 미세하게 쓰인 주요 문구까지 구리색으로 박 처리를 한 부분이 인상 깊었다. 얇은 선을 금박 처리하려면 동판 부식 작업을 엄청 미세하게 해야 하고, 모든 선이 제대로 나오는 일도 드문데 거의 1~2포인트에 불과한 로고 심볼 안의 글씨까지 제대로 인쇄되어 있다.
이게 굉장히 귀찮고 비용도 많이 드는 부분인데, 이런 포장에까지 신경을 쓸 정도라면 본 제품의 성능 개발 단계에서는 얼마나 노력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디자인 전공자로서 적잖이 감동을 받았다. 회사에서 직접 제작하지 않았더라도 좋은 외주처를 알아보고 감리를 하는 일 또한 회사의 역량에 해당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구릿빛이 번쩍이는 펫쉴드 캣 스프레이. 99%의 항균력과 93%의 탈취력을 자랑한다. 수치적으로는 직접 실험해 보지 않아 모르겠으나, 고양이를 키우는 미식 집사의 개코(?) 레이더는 속이지 못한다. 이 복도 끝이 부엌이라 밥을 먹다가도 솔솔 고양이 화장실 냄새가 밀려오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 고양이 탈취제를 쓰면서부터는 거의 그런 현상이 사라졌다.
아무리 좋은 성분이라도 반려묘에게 직접 뿌려서는 안 된다고 써있다. 분사 시에는 집사도 눈이나 코로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고양이 화장실뿐만 아니라 침구나 의류, 장난감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제품 설명에는 생산일로부터 24개월 이내, 혹은 개봉 후 6개월 이내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빨리 빨리 써야겠다!)
우리 둘째 고양이는 다른 장난감들 보다도, 끈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한다. 케이크 리본이나, 집사가 잘 입는 바지의 조임끈이라거나...(ㅠㅠ), 쥐돌이가 떨어져 나간 낚싯대 장난감의 줄이라거나...
일반적으로 쓰다가 장난감으로 강제 용도 변경된 것들이 많다 보니 신경 써서 항균 고양이 탈취제를 뿌려주는 편이다.
'움직이지 않는 것은 의미가 없다 집사야.'라는 눈빛으로 어서 끈을 흔들라며 재촉하는 둘째 고양이 카이.
고양이 탈취제 분사 장면이 잘 보이지 않는데, 아주 미세하게 퍼져 벤토나이트 모래가 젖지 않는다. 뿌리고 나면 다른 냄새도 많이 완화되지만, 코를 찌르는 고양이 오줌의 암모니아 냄새가 확실히 사라진다.
어쨌든 이 두냥이 집사는 펫쉴드 스프레이로 정착하면서 고양이 탈취제 고민을 덜었다. (묻고 더블로 가!)
업그레이드된 버전이 나오기 전까지는 당분간 이 제품으로 가 보려고 한다. 고양이 모래, 사료, 정수기, 간식 등등도 이제 자리를 잡아서 때 되면 몇 개 주문해야지, 이런 것들이 머릿속에 쫙 그려진다.
하나씩, 기르시는 고양이들과 잘 맞는 제품들로 정착해 가시면서 합리적인 소비로 호구집사의 길을 벗어나시기를 기원한다.
*본 포스팅은 미식 집사가 직접 구매하고 사용해 본 100% 리얼 후기임을 알려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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