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친구들과의 송년회 장소 예약을 잡았다. 그러니까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말이다. 날이 추워질수록 계획 없이 나갔다가 밖에서 고생하는 일을 줄이려 자연스럽게 미리미리 갈 곳을 찾아보게 된다. 작년에 데이트로는 어떤 장소를 갔던가, 어디가 좋았던가 떠올리다 보니, 미세먼지가 정말 심했던 11월 어느 날 갑작스러운 액티비티로 완성된 서울 이색 데이트가 생각났다.
밖을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우리 커플로서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 한 곳에 가만히 있기는 싫고, 똑같은 이벤트를 하기는 더 싫어 그때그때 무엇이든 시도해 보는 편이다. 그래서 의도하지 않은 날도 서울 이색 데이트로 하루를 마무리하게 되는 날이 많아지게 되는 것 같다.
먼지를 먹느니 한강을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한강 유람선을 타자! 결론을 내리고 곧바로 선착장으로 향했다.
한강유람선 여의도 선착장 맞은편 공원에 티켓팅을 할 수 있는 부스가 있다. 예약을 하지 않아도 바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데, 탑승하기 며칠 전에 각종 커머스 앱에서 미리 구매하면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살 수 있다. 현재 12월 한강 유람선 탑승 티켓도 미리 예약 가능하니 미리미리 구입해 두면 크리스마스 주간 데이트 걱정을 덜 수 있을 것이다.
이랜드 크루즈 사이트 예약 화면
음악을 좋아한다면 단연 뷔페나 스토리크루즈보다는 뮤직크루즈를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다. 2019년 11월 기준으로 '뮤직크루즈(라이브 재즈 밴드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권종)'는 대인 1인당 23,000원이 정가이다.
뮤직크루즈는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와 25일 크리스마스 당일은 운항하지 않으며, 크리스마스와 가장 가까운 날짜는 12월 23일 월요일과 12월 26일 목요일에 오픈되어 있다. 대인 2인 기준으로 하면 46,000원이 한강 유람선 뮤직크루즈 예약 가격이다.
앞서 언급했듯, 이랜드 크루즈 사이트의 예약란을 통해서도 할 수 있지만 위메프, 티몬과 같은 커머스에서 판매하는 커플 패키지를 구매하면 43,500원에 2인 티켓을 살 수 있다. 티켓 수령을 마쳤다면 한강 유람선 여의도 선착장에 가서 탑승 시간인 저녁 7시 30분까지 기다리면 된다.
하지만 시간 여유가 꽤 있다면? 서울 이색 데이트 코스라면 자고로 한강을 바라보며 와인 한 잔 기울일 곳 정도는 있어야 퍼펙트할 것 같지 않은가?
짠. 이 근사한 뷰의 레스토랑은 어디일까? 게다가 와인이 무제한이다! 답은 바로? 한강 유람선 여의도 선착장 내에 입점해 있는 애슐리 노들마루점이다. 사실 음식이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 뷔페이지만 이왕 한강 유람선을 타기로 했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혜택이 있다.
*애슐리 결제 내역이 있으면 한강 유람선 티켓을 20~40% 할인해 준다는 점!! 뮤직크루즈의 경우 20% 할인이 된다.
하지만 우리 커플은 한강 유람선 티켓을 먼저 사 버렸기 때문에 굳이 다시 티켓을 바꾸러 가지 않았다... (왜 슬프지..)
그럼에도 우리에게 장점으로 다가온 것들을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1. 추가 금액 없이 와인 무제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 - 와인은 화이트 2종, 레드 2종이 준비되어 있다.
2. 선착장 내에 위치해 있어 유람선이 오기 전까지 1분도 낭비하지 않는다는 점
3. 유람선과 동일하게 물 위에 떠 있기 때문에 최고 가성비로 선상 파티의 느낌을 낼 수 있다는 점!
여의도에서, 특히 한강변에서 자주 데이트를 하는 커플이라면 알 것이다. 단지 한강뷰, 한강 야경을 볼모로 잡고 얼마나 이보다 맛없고 비싼 레스토랑이 많은지... 기대를 하고 가지 않아서일 수도 있겠지만 해산물 위주로 준비된 메뉴들 모두 중간 이상은 하는 맛이었다. 와인도 다소 대중적인 당도와 바디감을 가진 것들이었지만 위의 장점들을 감안하면 충분히 훌륭한 식사였다.
특히 굳이 비싼 가격으로 검증되지 않은 선상 뷔페를 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차피 한강 유람선도 이랜드 계열이라 조달되는 재료가 애슐리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 하지만 디저트류는 좀 저렴한 재료로 만든 크림이나 초콜릿 종류가 있어 입에서 잘 녹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디저트류는 많이 드시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보기엔 참 귀엽긴 하다.
애슐리 노들마루점이 '와인'을 담당했다면 이번 서울 이색 데이트의 하이라이트 요소 '재즈' 담당은 바로 뮤직크루즈이다. 한강 유람선 선착장에서 예약한 뮤직크루즈에 탑승하면 2층으로 올라가는 벽에 이런 인스타그램 감성의 벽이 보인다. 완전히 어두워진 7시 30분에 출항하기 때문에 내부의 모습은 거의 영상으로 담을 수밖에 없었다.
케니지의 명곡을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색소폰 주자. 라이브 재즈와 한강 야경의 조합은 곧 낭만이다. 매서운 바람을 피해 야경을 볼 수 있으니 겨울 데이트로도 제격이다. 멀리서 서울에 여행을 오는 커플들에게도, 단연코 추천할 수 있는 서울 이색 데이트 코스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다리 밑을 지나갈 때 한강 야경의 아름다움이 배가된다. 영상은 동작대교를 지나는 모습. 재즈의 선율이 너무나 감미롭다. 눈과 귀가 호강한다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인 것 같다. 손을 꼭 잡은 연인부터,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 멀리 여행 오신 여사님들까지 다양한 탑승객들이 승선해 있었으나 음악과 야경이 모두를 하나의 그림으로 만들어 주었다.
중간중간 쉬는 타임에는 갑판에 나와 타이타닉의 한 장면을 연출해 볼 수도 있다. 춥기 때문에 다들 오래 서 있지는 않아서 사진을 찍을 기회는 많다. 그만큼 오붓하게 포옹을 할 기회도 많다는 것. 객실 유리창 너머로 측면의 풍경만 보다가 실제 배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전면을 바라보면 또 느낌이 다르다. 서울 이색 데이트에 연인과의 스킨십과 진지한 대화가 없다면 섭섭할 일!
객실 안에서의 모습도 물론 멋지다. 한강 유람선 선착장에 접근할 때 즈음이 가장 멋지고, 곡들도 클라이맥스를 달릴 때이니 이 구간을 특히 한껏 즐기시기를 바란다. 멋진 라이브 재즈와 함께하니 70분이라는 시간이 순삭 되는 마법이 일어난다.
이랜드크루즈 선착장의 모습. 올해도 같은 장식품들로 꾸며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같은 전구를 쓰지 않을까 싶다. 유람선에서 내려서 공원을 가로질러 역으로 가는 길은 아시다시피 많이 추울 수 있으니 내리기 전 마음의 준비를 미리 해야 한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야경과 재즈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오래도록 이 길을 따라 걷는 커플도 아주 많았다. 꼭 우리처럼.
올 겨울을 따뜻하게 만들어 줄 서울 이색 데이트를 고민하고 있다면 망설임 없이 한강 유람선 뮤직크루즈를 예약해 보시기를 바란다. 라이브 재즈와 물 위로 빛이 흘러내리는 야경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아야 하는 것이니까. 2019년 11월 3일 기준으로, 아직 12월 23일 티켓은 티몬, 위메프 등에 50석씩 남아 있다. (기본 설정된 최대 매수)
크리스마스 시즌에 임박해서 무언가를 예매하려면 힘드니, 미리미리 알아보시고 예약하기를 추천드린다.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드리는 추천이며, 특정 업체나 브랜드로부터 대가를 받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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