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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의 예술 생활 Art in Life

추상화 워크샵 - 무중력지대 영등포

by 응댕이를쳐라옹 2019. 11. 11.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청년 공간, 무중력지대 영등포에서 '취미하는 사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아크릴 추상화 워크샵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당산역 2번 출구 앞에 있던 아주 낡은 주민센터 건물이 웬 카페로 탈바꿈한 것을 발견하여 우연히 들어가 보았다가 담당 매니저님과 이야기가 되어 기획이 되었는데요.   

 

만 19~39세 청년이라면 누구나 창작이나 강연, 취업 활동 등에 필요한 공간 및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무중력지대는 당산역 근방에 위치한 무중력지대 영등포 외에도 강남, 대방, 서대문을 비롯 서울 내 8개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공간과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은 아래 링크에서 참조해 주세요.

 

http://youthzone.kr/ 

 

서울시 청년공간 무중력지대

청년 도담도담 클래스, <손재주는 없지만 나만의 무드를 만들고 싶어> 오픈-! #무중력지대서대문 #무중력지대홍제 #청년도담도담클래스 #강연 #워크샵 #무드등만들기 #아크릴무드등 #셀프선물

youthzone.kr

 

황금 같은 금요일 저녁에 누가 그림을 그리러 올까, 내심 걱정했는데 하루 만에 신청 마감이 되어 더욱 기쁜 마음으로 강의를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 그림을 그리는 원데이 클래스의 경우 팝아트이건 수채화, 아크릴화, 유화이건 간에 시간적인 제약에 따른 빠른 결과물 도출, 또 지도의 편의성을 위해 그리고 싶은 사진이나 이미지를 모방하여 묘사하는 방식의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금번에는 4주의 시간을 가지고 네트워킹을 결합한 심층적인 커리큘럼을 짤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보다 '나'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고, 추상화의 창시자 칸딘스키가 말한 '내적 필연성'에 의해 형식을 선택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참가자에게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었습니다.  이것이 [금요화실: '나'를 그립시다]의 기조입니다.

 

형식의 선택은 본질적으로 예술의 유일한 불변법칙인 내적 필연성에 의해 규정된다. 이런 법칙에 따라 생겨난 작품은 아름답다. 한 아름다운 작품은 내적 요소와 외적 요소의 합법칙적인 법칙에 따른 결합이다. 이 결합은 작품에 통일성을 부여한다. 작품은 주체가 된다. 회화로서의 작품은 모든 물질적 유기체처럼 여러 개별부분들로 구성된 정신적 유기체이다.      - Wassily Kandinsky (바실리 칸딘스키)

 

 

즉, 누가 제시해 놓은 대상이나 단편적인 이미지를 그대로 따라 그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진짜로 표현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부터, 그러한 대상이나 주체가 없다면 '나'의 무의식에서 실마리를 찾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첫 주 추상화 강의를 진행하였습니다. 총 3주 간의 창작과 4주 차 토론 및 네트워킹을 통하여, 참가자들은 처음으로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만들어 낸 통일성 있는 추상화 작품 세 점을 각각 선보이게 될 것입니다.

 

막막한 빈 캔버스에서 출발하여, 열정적으로 과정을 탐구하는 참가자 분들. 첫 시간인데도 서로가 전혀 다른 톤과 질감, 방향성을 보여주셔서 앞으로의 회차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습니다. 우리의 성격과 생각, 특징이 제각각인 관계로, 모두가 완전히 자신을 투영하게 되면 획일화된 작품이 나올 수가 없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림'에 있어 획일적이고 폭력적인 입시 전형에 찌들 수밖에 없었던 고등학교 시절, 그때의 은사님들이 한 번이라도 이러한 접근 방식을 제시해주셨었다면, 아마도 전혀 다른 전공을 선택하거나 보다 빠르게 현재의 위치에 도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미술과 관련이 없는 비전공자분들께서도 충분히 저마다의 색과 질감을 선택하고, 그것을 다른 방향으로 의연하게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나'에 관한 한, 최고 전문가는 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미리 준비된 도구가 부족할 정도로 다양한 시도와 열정을 보여주셔서, 제가 개인적으로 사용하던 도구들도 함께 공유했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제가 추상화 작업을 할 때 쓰는 물품들을 더 가져가 볼 예정입니다. (여담이지만 무중력지대의 카페라떼는 정말 수준급입니다! 커피 가격도 저렴한데 이렇게 고퀄이라니...)

 

 

첫 시간의 소감을 나누는 자리에서, 학창 시절 미술 시간을 정말 싫어했다는 한 참가자분께서는 '아직 첫 주 차이지만 이번 클래스를 계기로 미술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뿌듯했습니다. 색과 구성에 제한이 없는 작업이다 보니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추상화로 드러난 '나의 무의식이 이런 것인가?'하고 깜짝 놀라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2주 차인 다음 시간에는 마음속에 떠오르는 풍경을 캔버스에 재현해 내는 작업을 할 예정인데, 첫 주에서 드러난 각자의 색과 성향에 맞추어 조금씩 형태에 관한 스킬들도 전수해 드릴 생각입니다.

 

공간 설명을 해주고 계시는 무중력지대 오니 매니저님

 

제가 진행하는 추상화 워크샵은 이번 11월에만 열리기 때문에 추가로 신청하실 수는 없지만 무중력지대에서는 지역 창업, 소셜다이닝, 금융  특강 등 다양한 소재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력이 되신다면 프로그램 신청 페이지를 자주 들여다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http://youthzone.kr/program_applies)

 

 

무중력지대 영등포 센터

  

다음 주, 2주 차 소식으로 아쉬움을 대신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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