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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의 미식리스트 Foodies List

콘래드 호텔 뷔페

by 응댕이를쳐라옹 2019. 11. 10.

 

친구가 부모님 생신 선물로 예약해 둔 콘래드 호텔 뷔페권을 당일 부모님께서 사정이 생기시는 바람에 못 쓰게 되어 가장 가까이에서 근무하던 내가 구매해 주기로 했다. (반값 득템!)  

 

평일 점심 갑작스럽게 콘래드 호텔 뷔페에 가게 된 터라 1시간 안에 먹어야 했기에 너무나도 급한(!) 마음으로 겨우겨우 사진을 몇 장 남겼다. 먹는 게 느린 편이라 두 접시 밖에 먹지 못했다는 슬픈 후문...

 

안내받은 자리는 여의도 환승센터 방향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창가 자리였다. 두 명이서 가면 네 명 자리를 안내해 준다. 평일 점심인데도 느긋해 보이는 가족 단위를 비롯 커플 손님들이 꽤 많았다. 지금은 단풍이 곱게 들어 더욱 멋진 뷰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테이블 우측으로는 9인석과 와인바가 있었다. 근무 중이라 와인을 마실 수 없어 슬펐지만 콘래드 호텔 뷔페답게 평일 점심이건 주말 저녁이건 '물장사'를 진하게 하는 느낌이었다. 글래스 와인으로 해도 꽤 가격이 나가니 시간이 있다면 차라리 무제한 옵션을  선택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스파클링 와인, 하우스 와인, 맥주, 탄산음료를 포함한 무제한 음료 패키지가 25,000원, 맥주만 무제한으로 하는 옵션이 15,000원이다. 카스 생맥주 한 잔이 8,000원이니 두 잔 마시는 게 무제한 보다 비싸다. 아니 근데 코카콜라가 맥주보다 비싼 9,000원 실화인가? 화이트 와인은 가장 저렴한 잔이 14,000원, 레드는 12,000원이다. 이태리 대표 스파클링 와인 프로세코 피치니가 한 병에 65,000원인데 신세계L&B 제공 가격은 25,000원이니  2.5배를 올려 받는 셈. (Wow..)

 

단체를 염두에 둔 곳이라 그런지 테이블이 어마어마하게 많고 뷔페 바를 전체적으로 감싸는 형태로 배치가 되어 있다. 여의도환승센터 방향의 창가 자리는 치즈와 중식, 해산물 바와 가까운 편이어서 음식을 가져오기 편했다.

 

 콘래드 호텔 뷔페 제스트의 뷔페 바는 전체적으로 조도가 낮아 어두침침한 편이고 음식을 데우는 온열 조명이 상대적으로 굉장히 밝다. (개인적으로는 제스트라는 네이밍이 이곳 인테리어는 물론 콘래드 호텔의 이미지와도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의도는 아니겠지만 상대적으로 음식이 매우 신성해 보이는(?) 효과를 낸다. 

 

평일 점심이라 그런지 콘래드 호텔 뷔페 안에 있던 손님들 모두 이 치즈 플래터에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야호) 피스타치오, 피칸, 라즈베리, 살구, 푸룬과 에멘탈 치즈를 마음껏 가져다 먹었다. 건과일과 치즈 모두 상태가 정말 좋다.

 

중식 파트에서도 딤섬 바구니 같은 커다란 찜기 안에 뚜껑이 있는 작은 도자기 그릇으로 소분된 특별 요리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거의 열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 특별 요리의 정체는 하단에서 공개한다! 전체적으로 커다란 십자 형태를 그리며 바가 넓게 배치되어 있다. 멀리 보이는 뷔페 바는 족발과 보쌈, 볶음 요리 등 한식 다이닝 섹션이었고 그 왼편으로는 스시 바가 있다. (점심이다 보니 스시 종류는 많지 않은 편이다.)

 

 

중앙에는 샐러드 트리가 비치되어 있는데 키가 작으면 위 쪽에 있는 견과류를 집을 수가 없다... 그래서 아까 초입의 치즈바에서 견과류를 담아 왔다. 맨 위에 담긴 올리브들은 그냥 장식용인가 싶다. 평일 점심에도 킹크랩, 대하, 가리비 등 해산물이 풍부한 탓인지 의외로 전채 요리류에는 그리 신경쓰지 않은 모습들이 보인다. 

 

대망의 콘래드 호텔 뷔페 첫 접시. 해산물파 답게 대게, 타이거 새우, 대하, 생선, 가리비를 가지고 왔다. 크림소스에 바질로 살짝 향을 낸 생선 요리가 정말 부드럽고 맛이 좋았다. 게는 살이 꽉 찬 상태는 아니었지만 선도가 좋아 괜찮았다. 

 

창밖을 보며 즐기는 해산물 파티. 일하다 말고 이게 웬 떡인가. 평일 점심 콘래드 호텔 뷔페를 갈 때 주의할 점은, 다 못 먹고 온 음식이 계속 생각나 오후 근무에 약간의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매우 치명적이니 주의! 

 

두 번째 접시는 대망의 숨겨진 (비싼) 요리 특선인데, 저 도자기 그릇에 담긴 수프를 보시라. 무려 자연송이와 오골계가 들어간 수프이다. 시원한데 따뜻하고, 오골계의 감칠맛에다 뒷맛은 약간 달작지근한 송이의 맛이 더해진 저세상 미식 체험이었다. 요리 리스트는 매번 바뀌겠지만 혹시라도 중식 바에서 저런 도자기 그릇에 뚜껑이 닫힌 요리를 발견한다면 꼭(!) 가져다 드셔 보시기를 바란다. 

 

이꾸라(연어알)와 연어 아보카도 과카몰리는 일식 바 한쪽에 아주 작은 병에 담겨 있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잘 찾아다 먹어야 한다. 소고기류는 많지도 않지만 양념이 진하게 배어 있어 내 취향은 아니었다. 어딘가에 곁들여야 맛있는 튀일이나 견과류, 치즈가 위의 오골계 자연송이 수프 외에는 제일 맛있었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콘래드 호텔 뷔페 '제스트'의 평일 점심 가격은 85,000원이 정가이지만 티몬, 위메프 등의 커머스 사이트를 이용하면 65,000원에서 68,000원 사이에서 구매할 수 있다. 저녁은 정가 11만 원, 할인가 8만 원이니 참조하시기 바란다. 

 

솔직한 총평으로는, 음식 가격에 비해 가짓수가 적고 준비가 미흡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상층에 위치한 37 그릴앤바 같이 같은 콘래드 안에도 다양한 하이엔드 레스토랑이 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가격에 합당한 대우를 받으려면 전문 와인바나 코스가 있는 레스토랑을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분위기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니 기념일 등에 가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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