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선술집 추천 리스트 두 곳은 망원동, 망리단길에서 데이트나 모임을 즐길 때 1차, 2차로 연달아 가기 좋은 실력파 이자카야들이다. (이자카야가 선술집이라는 뜻임은 많이들 아시고 계실 것이다.)
합정 메세나폴리스 쪽에서도 천천히 걸어갈 만한 거리이기에 합정 데이트 중에 저녁에 건너올 수도 있는 선술집들이다.
망원역과 합정역 중간에 위치하며 두 가게 사이의 거리는 불과 63m이다. 둘 다 웨이팅 시간에 걸릴 경우 회전율이 낮아 한참 기다려야 하니 양 쪽의 대기줄을 잘 살피고 빈 곳을 먼저 가도 좋겠다.
길 찾기 지도 링크 http://kko.to/EesICQl0H
[1] 망원 1식당 - 계절별 가장 신선한 횟감이 알아서 나오는 '모듬 사시미' 맛집
이제 내년이면 방문한지 5년째가 되는, 혼술 + 사시미가 생각나면 꼭 가는집. 혼술 집이지만 사실 웨이팅도 길고 이제 손님이 가득가득 차서 주방장님이랑 말 한마디 나누기도 어렵다. (그만큼 유명 맛집이 되어버렸다.) 혼자 가도 좋지만 인기가 많아진 후로는 데이트로 가거나 친구 1명과 함께 2명이서 가는 게 가장 적합한, 일식 선술집 망원 1식당.
손님이 많지 않던 시절에 혼자 가면, "다음에는 꼭 남자랑 오세요~"라는 덕담(?)을 해 주셔서 남자 친구가 생각보다 빨리 생긴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굉장히 유쾌하고 손님을 잘 챙기는 오너 셰프 덕에 혼자 가도 적적하지 않았던 선술집이다.
무엇보다 감동적이었던 것은, 우니(성게알)라든지 전어, 방어 같은 계절별로 풍미가 달라지는 재료들을 새벽같이 부지런하게 떼어 와 인스타그램에 공유하고, 여타 오마카세 집들에 비하면 정말 저렴한 가격에 1인 사시미를 맛볼 수 있도록 알찬 구성을 해 준다는 점이다. (인스타그램 링크 https://www.instagram.com/ilrestaurant/ )
특히 우니는 그때그때 더 맛이 좋은(!) 것으로 골라오시는데, 어떤 때는 캐나다산 우니가 국내산보다 좋을 때가 있고, 또 국내산이 더 맛이 좋을 때가 있어 가려서 내어 주신다. 단새우와 방어, 참치, 농어, 연어, 도미 등 질 좋고 다양한 생선들을 한데 모아 주는 모듬사시미 가격은 22,000원. (우니는 별도 주문!)
다소 비싸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일반 횟집의 광어 한 접시가 2-3만 원 가격이라 생각하면 더 맛있는 생선을 종류별로 맛볼 수 있는 데 대한 서비스 팁이 얹어진 것이라 생각한다.
그때그때 들어오는 재료가 항상 다르기 때문에 미리 인스타그램에서 내가 좋아하는 횟감이 있는지 확인하고 가면 좋다. 메뉴판을 보면 일식 선술집답게 술 종류가 다양한데, 일반 이자카야에서는 많은 종류를 다루지 않는 칵테일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어 편하다. 새우튀김이나 모듬튀김, 도미나 연어 머리 구이 혹은 조림 등 사시미 외에도 다양한 메뉴가 있다.
생선과 곁들이는 주류이다 보니 하이볼, 봄토닉, 화이요 등 화요나 위스키 종류를 토닉과 섞은 깔끔한 종류가 많고 4,000원에서 8,000원 사이에 고를 수 있다. 물론 병으로 된 사케나 생맥주도 준비된 선술집이다.
모듬 사시미와는 물론, 튀김이나 도미 머리구이와도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토닉 칵테일을 생맥주 가격으로 즐길 수 있으니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한 잔 기울이기 최적의 장소인 것.
우니를 별도로 주문하지 않은 날의 모듬 사시미도 아름답다. 전복, 도미, 시메사바(고등어 회) 등 진짜 맛있는 것들만 모아 주는 느낌. 천사채나 무로 양을 부풀리지 않고 정직하게 나온다.
기본찬도 깔끔하고 맛있다. 오이무침과 곤약, 메추리알, 당근 절임의 모습. 바 좌석과 4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 1개밖에 없기 때문에 웨이팅이 시작되면 언제 자리가 날 지 알 수 없다. 때문에 일찍 퇴근이 가능하다면 예약이 가능한 6시 30분(오픈 시간 첫 타임)을 이용한다면 원하는 자리에서 가장 신선한 회를 주문할 수 있겠다.
지난 초가을에 즐긴 전어구이와 새우튀김 또한 환상의 조합을 자랑했다. 사시미 외의 요리 메뉴는 조리에 조금 시간이 드는 편이다. 보조하는 셰프분이 계실 때는 괜찮은데 혼자 일하시는 날은 기다림을 감내해야 한다.
기분이 좋으시면 이런 귀여운 디저트나 메뉴에 없는 요리를 만들어 주시기도 한다. (사장님 센스쟁이) 들르기 전에 지금 자리가 있는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전화를 하고 가시는 것을 추천한다. 별도의 대기 공간이 없어 한 겨울에 웨이팅을 하기는 힘들다.
[2] 망원동 과일가게 꼬치구이 - 진짜 과일가게가 있던 자리에 나타난 꼬치구이 천재
다음은 이번 선술집 추천 리스트 중 2차로 가기 좋은 꼬치구이 전문 이자카야, 망원동 과일가게이다. 진짜 과일가게가 있던 자리에 저 간판만 덩그러니 놓여 있어 뭐하는 집인지 모르고 지나가는 행인들도 많은 편이다. 하지만 이곳의 진가를 알게 되면 절대 한 번만 갈 수는 없는, 마성의 집이다.
이곳 역시 바 좌석과 테이블 몇 개가 다인 작은 가게이지만 젊은 사장님 두 분이서 꼬치구이를 정말 잘 구우시는데 싸게 팔고, 생맥주 맛도 최상이라 동네 주민은 물론 망원, 합정 일대와 망리단길을 찾는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하이볼과 생맥주를 일반적인 최저 가격에서 500원이나 싸게 팔아서 1차에서 술이 부족했던 사람들에게(!) 더욱 매리트가 있는 최고 가성비 이자카야이다.
요새는 망원동까지 진출할 일이 그다지 없어서 주변에서 물어보면 선술집 추천만 하고 자주 가지 않았지만 포은로를 지나갈 일이 있다면 절대절대 지나치지 않고 '지금 문 열었나?' 하며 한 번은 들여다보게 되는 맛과 가성비를 겸비한 곳이다. 특히 앞서 소개한 망원 1식당에서 주머니 사정 때문에 마음껏 못 먹은 상태(!)라면 과일가게에서 단백질과 탄수화물과 알코올을 양껏 보충할 수 있는 것이다.
닭꼬치 종류 중에서는 닭대파와 닭껍질을 추천한다. 가격은 4,500원으로 동일하게 세팅되어 있다. 일본식 양배추 간장 샐러드도 넉넉하게 주시니, 배는 안 고프지만 입이 심심해서, 어딘가 허전해서 찾는 '2차'를 위해 준비된 선술집이라고 할 수 있겠다. 2차에서 찾을 수 있는 미덕은 다 갖춘 셈이다. (뭘 더 안 시켜도 계속 씹을 거리가 있고 더 시켜도 부담이 없으니.)
삼겹살말이 종류 중에서는 방울토마토와 아스파라거스, 양송이버섯이 정말 맛있으니 꼭 드셔 보시기 바란다.
아보카도를 좋아한다면 정말 감동받을 수 있는 아보카도 구이! 5천 원의 행복이랄까. 과카몰리나 아보카도 페이스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통으로 오는 울림이 있는 망원 과일가게 꼬치구이 선술집. 어설픈 아자카야에서는 제대로 익지도 않은 아보카도가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망원동 과일가게에서는 그런 적이 한 번도 없다. 구웠을 때 딱 맛있는 (너무 흐물흐물하지 않게) 잘 익은 아보카도를 불맛과 함께 맛볼 수 있어 좋다.
혹시 일행 중 아직 밥을 못 먹고 2차에 합류한 사람이 있다면 이 메뉴를 추천한다. 바로 닭가슴살 오븐 구이. 삼겹살로 닭가슴살을 말고 모짜렐라로 이불을 덮어 통주물팬에 서빙되어 나오는데 정말 맛있다.
토마토, 마늘, 양송이가 곁들여져 있어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과일가게도 비좁은 편이기는 하지만 1식당에 비하면 3명 정도의 그룹을 이뤄도 수월하게 앉을 수 있다. 해서 1식당과 과일가게 조합은, 2명이서 1차를 갔다가 2차에 한 두 명이 더 합류한다고 했을 때 완벽한 코스가 될 수 있다.
1식당이나 과일가게 둘 중 한 곳만 들러도 분명 만족스러운 한 잔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쉽게도 주차는 지원되지 않으니 근처 공영 주차장을 찾거나 합정 쪽에 세우고 산책 겸 걸어 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선술집 추천 리스트를 작성하면서 굉장히 배가 고파졌다. 내일은 오랜만에 망원동이나 들러보아야겠다.
*본 포스팅은 고독한 미식 집사가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직접 비용을 지불한 곳들 중 '기록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만을 선별하여 작성한 것임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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