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큐레이션 및 예약 서비스인 와인포인트를 통해 구매한 스페인 로제 스파클링 와인, 라벤토스 아이 블랑 까바 데 닛 로자도(Raventos I Blanc Cava de Nit Rosado 2015) 하프(375ml) 시음기를 남긴다.
샴페인 주조 기법을 조금 더 대중화시켜 합리적인 가격을 자랑하는 스페인 스파클링 와인을 ‘까바’라고 지칭한다. 드라이 스파클링이 취향이라면 까바 브뤼(CAVA BRUT) 라벨을 찾으면 실패를 줄일 수 있다.
(자세한 까바 브뤼 설명은 하단글 참조)
https://mintviolet.tistory.com/33
앱에서 와인을 예약하면 수도권 지역 이마트24에서 픽업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와인포인트 앱에서 두 번째 구매한 스페인 로제 스파클링 와인, 라벤토스 아이 블랑 데 닛은 현재까지 여러 나라에 걸쳐 가장 널리 쓰이는 와인 평가 앱 비비노(VIVINO)에서 4.0에서 4.1을 기록하고 있는 와인이다. 인기있는 와인의 경우 빈티지 연도마다 평점이 나뉘어 있는데, 내가 산 2015년 빈티지의 경우 4.0이었다.
바디감, 산도, 청량감을 표시하는 바가 우측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오늘 산 스페인 로제 스파클링 와인(까바 로자도)가 살짝 무거우며 산미가 도드라지고, 탄산감이 강하다는 뜻.
맥주잔과 놓아도 위화감이 없는 조그만 하프 바틀. 여느 스파클링 와인들과 마찬가지로 오픈하기 쉬운 캡과 코르크가 씌워져 있다.
잔에 따랐을 때의 색감은 살짝 따뜻한 빛깔의 핑크에 가깝다.
어느 정도 가격대가 있는 만큼 패키징도 고급스럽다. 페일 핑크와 로즈 골드를 적극 활용한 라벤토스 아이 블랑 까바 데 닛 로자도. 가성비가 극강인 스페인 스파클링 와인들이 굉장히 많은데, 패키징 면에서는 확실히 그들보다 우위에 있다.
와인포인트에서도 와인 맛의 카테고리를 분류하여 보내주는데, 스파클링 와인이 으레 그렇듯 오크나 초콜릿 계열 보다는 시트러스, 복숭아, 사과, 베리류로 분류가 되어 있다.
라벨 뒷면까지 무광 샴페인 골드 금박으로 굉장히 신경써서 인쇄한 것이 보인다.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
우리 집 알쓰 1호와 주당 1호, 주당 2호가 함께 시음에 참여했다. 아쉽게도 알쓰 1호께서는 바로 잔을 내려 놓으셨고 주당 2호 역시 본인 취향은 아니라고 하여 구매자인 내가 책임지고 다 마셨다. 비슷한 가격대의 샴페인이나 다른 까바 브뤼는 잘 먹던 사람들이 왜...?
그 이유인즉슨, 라벤토스 아이 블랑 로제 스파클링 와인은 산도가 굉장히 강하고 소프트하게 잡아주는 이스트의 맛은 전혀 없다. 시트러스, 청사과의 강렬한 산미가 입 안을 가득 채우며, 그 가운데서도 (그나마 이 강렬함을 중화시킬 수 있었던) 베리류의 산미는 굉장히 약한 편. 로제에서 기대할 만한 복합미는 솔직히 없다. 비비노 평점이 4.0 에 달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스페인 본토에서는 아무래도 강렬하게 입맛을 돋구는 식전주가 필요한 모양이다. 청량하고 미세한 탄산은 고급스러웠지만, 맛 측면으로는 가격대비 실망스럽다.
와인포인트에 대한 후기도 추가하자면, 회사에서 가장 가까운 신논현 픽업 포인트가 사라지면서 강남역 지하 이마트24로 가야 했던 점이 불편했다. 강남역 지하상가 안쪽이라는 복잡한 위치 때문에 찾는 것부터 애를 먹고 땀 범벅이 된 채로 겨우 찾아가 보니, 냉장보관도 아니고 매대 아래 발에 치이는 곳에 널브러져 있어서 충격적이었다. 처음에는 직원이 와인 픽업 서비스를 자신이 다뤄야 하는 것조차 인지가 되어 있지 않았고, 계산도 내가 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갈 뻔. 다른 사람의 와인까지 두 박스를 받아올 뻔도 했다.
게다가 이 작은 병을 수산물 포장을 할 법한 커다란 스티로폼 박스에 포장을 해 놓아서 손잡이도 없이 이 여름에 어떻게 들고 가라는 것인지 당황스러웠다. 이마트 비닐봉지라도 얻지 않았으면 가져가는 걸 포기할 뻔했다. 그 꽉꽉 찬 2호선에서...
맛도 실망스러워 2연타지만, 두 시간 동안 땀을 뻘뻘 흘리며 고생하고 나니 앞으로 다시 이용할 일이 있을까 싶다. 집근처에 픽업 가능한 곳이 생긴다면 그때나 고려해볼 듯하다.
과일류의 산미만 강,강,강으로 뭉친 스페인 로제 스파클링 라벤토스 아이 블랑을 구매한다면, 오히려 해산물이나 가벼운 전채 요리보다는 굉장히 느끼하고 플랫한 라자냐 같은 메뉴를 먹을 때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같은 비비노 평점 4점 대 와인이라도 조금 더 고급스러운 스파클링 와인을 찾고 있다면, 로저 구라트 그랑 리제르바를 추천한다. (아래 글 참조)
https://mintviolet.tistory.c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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