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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떠나오다 Road Trip

강릉에서 만난 일출 - 안목해변

by 응댕이를쳐라옹 2019. 10. 2.

 

퇴사 직후, 몇 개월간 시달린 극심한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무기력증을 타개하기 위해 짧은 여행을 준비했다.

이른바 강릉 무계획 여행.

 

목적지는 바로 안목해변이었다. 지인들에게 추천을 받기도 했고, 언뜻 방송을 본 기억도 있고 해서.

사실 해외여행을 하더라도 계획을 빡세게 짜는 스타일이 아니다보니 국내여행은 계획을 짤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첫날 시도한 안목해변 일출은 방파제에 살짝 가려 아쉬운 모양새였다.

 

이튿날은 그래서 아예 각 잡고 시야를 가리지 않는 지점을 찾아 나섰다. 전날 저녁 주변을 돌아다니다 발견한 로컬 핫플이 바로 그곳! 

 

안목해변 끝자락 죽도봉 인근이 일출 핫플레이스다.

 

안목해변을 따라 쭉 걸어내려가다보면 작은 언덕이 하나 나오는데 바로 죽도봉이다. 그 근방이 바로 로컬분들이 찾는 일출 스팟이었다. 

 

일출 예정 시각은 6시 18분. 6시부터 주섬주섬 옷가지를 챙겨 나왔다.

 

아직은 태양의 느낌적인 느낌만!

 

춥지도 덥지도 않은 9월 마지막 주말, 아무 날도 아닌 어느 평범한 날의 일출을 기다리는 것도 꽤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퇴사 스트레스를 날리기 위한 갑작스런 여행이었지만, 퇴사여행엔 역시 뜨는 해, 지는 해에다 소리 한 번은 질러 줘야지 제 맛이 아니겠는가.

 

빼꼼히 얼굴을 내민 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태양! 일찍 잠에서 깨어나는 우리 고양이들도 함께 볼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 부표인듯 하면서 표시등 역할도 하는 두 개의 구조물 사이로, 절묘하게 떠오르는 태양의 모습이 장관이었다.

 

 

 

물 위에 빛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하니 더욱 멋진 것. 강이나 호수, 바다를 그릴 때 저 빛 그림자를 그리는 것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지.

 

 

 

줌 아웃을 하면 이런 느낌이다. 남태평양의 화려한 색감은 아니지만 나름 트렌드 컬러인 리빙코랄미 뿜뿜하는 9월의 태양님.

 

 

하루를 깨우는 어부의 힘찬 고동소리

 

때마침 출항하는 작은 어선이 빛무리를 가로질러 동해 먼 바다로 향한다. 다시 숙소로 돌아가 단꿈을 꿀 생각에 안도하던 나를 반성하게 하는, 분주한 물살이었다. 하지만 반성 이후엔 꿀잠

 

 

안목해변 어촌마을의 일상

 

겨울이 오면 다시 이 자리에 찾아와 차가운 바다를 가르는 햇살을 느껴보고 싶다. 그렇게 하기로, 친구들과 약속했다.

또 만나자, 안목해변의 태양아. 

 

 

오늘의 Tip.

 

안목해변 일출은 모래사장이 있는 쪽보다 모래사장 끝 죽도봉으로 가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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