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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의 미식리스트 Foodies List

백금당 (수플레 팬케이크, 커피 추천)

by 응댕이를쳐라옹 2020. 2. 1.

동네에서 찾기 힘든 맛있는 커피. 뜬금 없이 우리 동네에 생긴 레트로 감성 카페의 커피 추천을 하려 한다. 점심 먹고 적당한 카페를 찾다가 기대보다 괜찮은 커피를 찾아 소개한다. 먹자골목 끄트머리에 수줍게(?) 위치한 가건물 같은 곳에 처음 보는 카페가 있기에 자세히 보니 백금당이었다. (인스타그램 유명 카페로 알고 있다.) 

 

내부에 들어서니 레트로 감성에 충실한 올드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약간 일본 시골 같기도, 80년대 호텔 같기도 한 우디하고 정갈한 느낌이다. 특히 불투명하고 울퉁불퉁한 재질의 유리 소재로 인테리어를 한 것이 그런 느낌을 한층 진하게 자아내는 듯하다.

 

레트로인데 마샬 앰프도 있고, 요즘 핫한 인테리어 식물들도 눈에 띤다. 테이블 간격이 상당히 넓어서 다소 휑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실내 조도가 매우 낮아서 그런지 아주 비어보이는 느낌은 아니었다.

 

 

자리를 잡고 주문하려 줄을 섰다. 일반적인 커피도 있고, 크림 커피나 밀크티 종류도 구비되어 있었다. 요즘 유명한 카페마다 앞다투어 내놓는 수플레 케이크도 보인다. 사실 어느 유명한 양과점에서 비싸게 주고 실패한 경험이 있어서 사먹고 싶지 않았는데, 가족들이 맛보고 싶어해서 일단 주문했다.

 

우리가 주문한 것은 따뜻한 로얄밀크티, 크림 브루(찬 음료만 가능), 기본 커피인 백금당 커피 따뜻한 것으로 한 잔, 그리고 매장에서 직접 주문 시 만들어 주는 수플레 팬케이크, 백금당 케이크 1개로 총 29,000원이었다. 

 

자리에 앉으면 백금당이라 적힌 뜨끈한 행주를 하나씩 나누어 주는데 손을 닦는 용도라고 한다. 추운 날씨에 언 손이 따뜻하게 녹는 느낌이라 좋았다. 뭔가 일본 료칸 같은 서비스라 해야 하나? 80년대로 회귀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조명들. 특히 스타킹 소재를 감아 만든 커다란 조명이 인상적이었다. 

 

 

드디어 주문한 커피와 케이크가 나왔다. 크림 브루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시켰는데, 외관부터 근사한 것이 모카 마티니를 마시는 기분마저 들었다. 크림이 너무 달지 않아 좋았고 커피 향도 그윽한 것이 딱 좋아 다른 커피를 주문한 가족들이 계속 홀짝홀짝 한입씩 들이켰다. 백금당에서 꼭 시켜야 하는 커피 추천을 하자면 크림 브루를 꼽고 싶다. 

 

함께 나온 로얄 밀크티도 보통의 밀크티보다 진하고 맛이 좋았다. 백금당 케이크는 다른 곳에서 먹었던 수플레 팬케이크보다 훨씬 멋진 비주얼로 나왔는데, 딸기, 포도, 청포도, 바나나를 곁들이고 크림 위로 피스타치오를 잘게 부수어 뿌려 주었다. 아니 23,000원짜리보다 고급스러운 13,000원짜리 수플레라니. (반성해라 OO양과점...)

 

다른 유명한 카페에서는 맛도 계란 비린내가 그대로 나는 엉성한 수플레였는데 커피 양도 너무 적게 나와서 데이트하다 기분만 잡쳤던 기억이 있다. 예쁘기는 정말 예쁘게 잘 꾸며 놓았었는데, 기분이 상해 굳이 글로 남기지 않았었다. 그에 반해 백금당은 인테리어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주력 상품의 본질에 충실한 느낌이다.  

 

이렇게 흔들어보니 탱글탱글한 백금당 케이크가 또잉또잉,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맛도 너무나 환상적. 달지 않은 크림에 계란 비린내 나지 않게 적당히 익은 수플레 팬케이크의 맛에 깜짝 놀랐다. 점심 먹고 간단히 커피 한 잔 하자고 간 곳에 이렇게나 맛있는 수플레 팬케이크가 있을 줄이야. 촉촉하고 부드럽고 세상 혼자 사는 케이크다.

 

김포 골드라인 장기역 4번 출구 근처, 백금당 7호점. 

 

진짜 양심 없는 업자들이 좀 배웠으면 한다. (특히 연남동, 익선동에 있는 그 집들...) 고급으로 갈 거면 알바가 아니라 파티쉐와 바리스타로 제대로 고용을 하든가. 가격을 내려서 싸고 빠르게 찍어 내든가. 비싼 가격에 웨이팅 시간까지 버려가며 수준 낮은 커피와 흉내만 낸 수플레 팬케이크를 먹는 삼중고를 손님이 겪게 하지 않았으면하는 바람이다. 당분간은 수플레 팬케이크 생각이 나거든 백금당을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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