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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도 좋아, 가끔은 Travel Abroad

칭다오 야경, 꼬치거리

by 응댕이를쳐라옹 2020. 1. 11.

[5.4 광장으로 빛나는 놀라운 칭다오 야경과 피차오위엔 꼬치거리] 

 

 

중국 여행이 처음인 내게 칭다오는 이제까지 내가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가졌던 선입견을 완전히 깨는 기회를 준 도시였다. 깨끗한 외관, 일본처럼 테마파크 형태(예를 들면 하우스텐보스)로 무언가를 따라서 억지로 조성한 것이 아닌 진짜 유럽식 건물들, 놀라운 칭다오 야경, 홍콩이나 대만보다도 특유의 중국 냄새가 없는 거리의 쾌적한 환경에 적잖이 놀랐다.

 

 

가장 첫 번째 일정이었던 맥주 박물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피차오위엔 꼬치거리로 향하는 길. 눈에 보이는 온도계보다 훨씬 차갑고 바람이 매서운 11월의 칭다오는 모든 일행들의 옷깃을 여미게 만들었다.

 

주말에 가서 그런지는 몰라도, 꼬치거리는 굉장히 한산했고 드문드문 문을 닫은 가게도 많았다. 바람에 식은 꼬치들이 매대에 널려있다.

 

그중, 유일하게 줄이 길게 늘어선 집이 있었으니 바로 '유향거'. 이연복 셰프가 칭찬했다는 철판 만두를 파는 곳이다. 가이드님께서 하나씩 사주셔서 맛을 볼 수 있었다. 사장님이 우리말도 얼추 하시고 굉장히 친절해서 인상 깊었다.

 

입 안을 다 데일 수 있으니 정말 조심해야 한다. 중국 만두는 육즙이 생명이라, 씹는 순간 극악의 뜨거움을 느낄 수 있다. 중국의 향을 싫어하지 않는 나로서는 괜찮았는데 대부분은 이게 뭐가 맛있냐는 반응이었다. 중식 기준으로는 돼지고기의 누린내가 살짝 있어야 풍미가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우리 입맛에는 안 맞을 수 있다. 하지만 홍콩 현지식의 샤오롱바오를 좋아한다면 이 만두도 괜찮게 느껴질 것이다. 만두피가 찐빵처럼 두껍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겠다.

 

불가사리, 성게, 오징어, 꽁치, 두부, 석화 등을 팔고 있었는데 하나같이 너무 바짝 말라보이고 일부는 껍질을 재사용한 느낌이 들어 사먹을 용기는 나지 않았다. 가이드도 여기서 추천할 만한 음식은 딱히 없다고 했다.

 

꼬치거리에서 빠져나와 해안 산책로를 따라 저녁 식사 장소로 이동했다. 부내가 난다 싶었는데 역시 부촌이란다. 고급 맨션들이 해안가를 따라 늘어서 있었다. 

 

 

그 중 이곳은 장개석이 칭다오에 머물 당시 거주하던 건물이라고 한다. 어두워 잘 볼 수는 없었지만 유럽의 목가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집이었다. 첫날 저녁 식사는 한식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막상 가보니 호텔 로비에 위치한 으리으리한 한식집이었다. 이름은 '박대감'이었고 음식 맛도 굉장히 훌륭했다.

 

 

 

불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담백하고 맛있게 전골 형식으로 나와서 괜찮았다. 밑반찬도 국내에서 가는 식당보다 훨씬 낫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철판에 안주처럼 나오는 계란 후라이가 인상적이다. 약간 중국 향신료와 쌈장을 섞은 듯한 소스가 얹어져 나온다. 한식은 아닌데 한식인척 하는 특이한 메뉴. 호텔 로비이다보니 이곳저곳 신경쓴 부분이 보인다.

 

 

칭다오의 야경은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저녁 7시 30분에 맞추어 5.4 광장 근처 주차장에 갔는데, 웬걸 이미 예쁘고 멋지고 다 했다. 일반 주차장이 이렇게 멋질 일?

 

주차장에서 조금만 바닷가 쪽으로 걸어나가면 이렇게 멋진 칭다오 야경이 펼쳐진다. 정말 기대를 안 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홍콩보다도 만족스러웠다. 

 

 

역시 대륙의 스케일은 다른 것. 조도가 정말 높고 화려함의 극치를 이룬다. 추운 날씨 탓에 생각보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수월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야경만 보러 다시 가자고 해도 갈 것 같은, 멋진 칭다오 야경. 숙소에 돌아가서도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칭다오에서 묵은 숙소는 하얏트 리젠시. 숙소에 대한 리뷰도 다음 글에서 자세히 남기려 한다.

 

칭다오 여행을 계획한다면 낮에 5.4 광장을 가지 말고 꼭꼭 야경 점등 시간대에 광장에 들르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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