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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도 좋아, 가끔은 Travel Abroad

스페인 그라나다 맛집

by 응댕이를쳐라옹 2019. 11. 13.

[스페인포르투갈패키지여행 #13] 그라나다에서 허기를 채우다

 

어마어마한 규모로 다리 통증을 유발하는(!) 알함브라 궁전 투어를 마치고, 스페인 그라나다 시내로 향했다. 아직은 그네들에게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대부분의 상점은 닫혀 있었다. 70여 장의 알함브라 궁전 내부 투어 사진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https://mintviolet.tistory.com/32

 

알함브라 궁전, 그라나다

[스페인포르투갈패키지여행 #12] 알함브라 궁전의 속살 : 멀리서 보아야 아름답다 본격적으로 그라나다의 명물 알함브라 궁전을 파헤쳐 보는 시간. (똑똑똑) 알함브라(AL HAMBRA)는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 빨간..

mintviolet.tistory.com

 

알함브라 궁전 후문으로 빠져나오는 길목에는 아주 소박한 펜션, 민박, 플라멩코 소품 등을 파는 기념품 가게가 드문드문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버스가 주차된 그라나다 시내로 곧장 내려가 왕실 예배당을 들른 후  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스페인 그라나다 현지 식당으로 이동했다.

 

유적지 부근에는 대형 버스가 주차할 만한 공간이 없기 때문에 한참을 내려가야 했는데, 그것이 오히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버스로 바이패스(!!!) 당했던 불상사에 비하면 시내를 구경할 기회가 있어서 좋았다. 오늘 왔다가 내일 다시 올 수 있는 스페인 그라나다가 아니니, 조금이라도 시내 곳곳을 돌아보는 것이 여행자로서는 좋은 것이다. (물론 다리는 정말 아팠지만...)

 

약국을 들를 시간이 있었다면 간단한 밴드라든지, 비타민 등을 좀 살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스페인어로 약국은 파마시아(Farmacia)이다. 얼추 영어와 비슷한 형태여서 긴급 상황이 와도 약국을 못 찾아 헤맬 것 같지는 않다.

 

알바이신 지구와 알함브라 궁전에서는 이슬람 무어인의 향기를 느꼈다면, 시내 안쪽은 바로 그 무어인을 굴복시킨 카스티야-아라곤 연합 왕국, 곧 강성한 스페인의 향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여느 유럽 국가의 한산한 거리와 같은 스페인 그라나다 시내의 정경. 공유 자전거를 타고 지나다니는 시민들이 많이 보인다. 서울시의 따릉이처럼, 영국 런던에는 바클레이스(가 후원한) 자전거, 스페인에는 씨티은행(이 후원한) 자전거가 주류를 이룬다. 주로 대형 은행들이 사회공헌 및 홍보 목적으로 진행하는 CSR 캠페인의 일환이다.

 

한산한 시내에서 유독 골목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마주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왕실예배당(Capilla Real)이다. 스페인을 재통일한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2세뿐 아니라, 그들의 셋째 딸 후아나도 이곳에 잠들어 있다. 프라도 미술관에서 본 많은 작품들의 소재가 되었던 '광녀 후아나(Juana la Loca)'와 미남왕 펠리페의 안타까운 사연이 떠오르는 곳.

 

내부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외관 사진만 남아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아주 화려한 황금 장식의 묘소가 마련되어 있다. 왕실 예배당이 있는 이 골목은 각종 전통 공예품과 레스토랑, 잡화점이 몰려 있는 시내의 중심지이므로 쇼핑을 하러 방문하는 관광객들도 상당히 많다. 알함브라 궁전 내 나스르 궁전 입장이 제한되어 대체 코스로 마련된 것이기 때문에 같은 스페인 패키지여행 투어이더라도 왕실 예배당에 방문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 참고하시기 바란다.

 

중세의 분위기를 물씬 내주는 장식용 검을 판매하기도 한다. (절대 공항 검색대를 통과 못 할 것 같다!) 그 외에도 다양한 스페인 그라나다 특산품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했다.

 

상점가가 밀집된 이 거리는 런던의 리젠트 스트릿처럼 크리스마스 시즌이 오면 아름다운 장식이 달린다고 한다. 스페인의 유명 SPA 브랜드 망고도 한 편을 차지하며, 이곳이 스페인 그라나다의 번화가임을 증명하고 있다. 

 

깔끔하고 아기자기하지만 결코 장난스럽지는 않은, 스페인 그라나다. 곳곳에 놓인 석류나무가 이곳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고 있다.

 

아름다운 석류의 도시, 그라나다.

 

이윽고 허기진 배를 채울 시간이 왔다! 기대감에 부풀어 15분 정도 달려 버스가 멈춘 곳은 바로 이곳. '별의 정원'이라는 의미를 가진 스페인 그라나다 맛집, 엘 루쎄로 가든이다. 처음엔 너른 정원과 야자수를 보고 LA의 어느 부잣집 가옥을 재현한 곳인 줄 알았다.

 

 

https://goo.gl/maps/7EYHJgKsTC9zPVdP8

 

Dubai - El Lucero Garden

★★★★☆ · 연회 시설 · Av. Andalucía, 35

www.google.com

엘 루쎄로 가든은 알함브라 궁전과 그라나다 시내에서 가까울 뿐만 아니라 단체석도 완비되어 있어 스페인 그라나다를 방문하는 단체 관광객은 물론, 결혼 등의 가족행사를 위한 연회 목적으로 현지 주민들에게도 사랑받는 곳이다. 스페인 전통 음식인 소꼬리찜(Rabo de Toro)으로도 유명한 곳인데, (망할) 패키지 여행이기 때문에 원하는 메뉴를 주문할 수 없었다. 

 

멋진 가든을 갖춘 스페인 그라나다 맛집에서 잠시 휴식할 시간은 주어져서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원형 테이블을 쭉 이어 붙인 단체석에 앉자, 바로 준비된 샐러드와 하몽, 닭요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오렌지는 마치 기본 안주처럼 모든 테이블에 비치되어 있었고, 음료와 주류는 팁을 포함하여 별도로 계산했다. (모든 현지 식당에서, 음료 및 주류는 패키지 비용과 별개이다.)

 

엘 루쎄로 가든은 단체가 아닌 개인 손님으로 가도 음료나 주류를 은근히 강매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한다. 그러한 서비스 행태 때문에 1점 리뷰를 매긴 손님들이 간혹 있어, 200여 개의 리뷰를 아우른 전체 평점은 4점이었다. 스페인 그라나다 맛집의 포스답게 서비스가 별로일지언정 대체적으로 음식 맛은 좋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맛본 닭요리도 이제까지의 현지 식당들 중에서 가장 준수했다. 단적으로 비교하자면 가장 비슷한 형태였던 포르투갈 파티마에서의 닭요리보다 간이 잘 배어 있었다. (야밤에 사진을 보니 다시 군침이 돈다!)

 

스페인 그라나다에서만 생산되는 지역 맥주는 (더럽게) 맛이 없지만 이 닭요리와 곁들였을 때 만큼은 마실 만했다. 햇빛이 풍부한 지역은 역시 맥주보다는 와인의 질이 좋다. 알함브라 궁전 조망을 위한 알바이신 지구 야간 투어에서 먹은 타파스보다는 질이 훨씬 좋았다. 타파스 관련 사진은 아래 링크 글의 후반부에서 참고가 가능하다.

 

https://mintviolet.tistory.com/29 

 

그라나다 여행

[스페인포르투갈패키지여행 #11] 그라나다 여행을 수놓는 알함브라 궁전 론다에서 2시간 30분을 달려 그라나다에 저녁 무렵 도착했다. 이곳 출신이신 버스 기사님께서는 이곳 일정을 마치고 퇴근하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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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 부족한 것 같으면 전체 경비에서 잘 조율하여 가이드와 인솔자 두 분이 추가 주문을 해주셨다. (아무래도 식당에 있는 메뉴 같지는 않고 단체팀을 위해 단가를 맞춘 요리 같았다.) 식사 후 엘 루쎄로 가든의 정원을 거닐며 매우 유유자적해 보이는 인증샷을 몇 남길 수 있었다. 곧바로 또다시 기나긴 버스 여행길로 회귀했지만 말이다.

 

긴 버스 여행에서 한 가지 추천드리고 싶은 사항이 있다. 이런 형태의 타파스 바를 갖춘 휴게소에 들른다면 지체하지 말고 꼭 한 접시 정도 시켜보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웬만한 식당에서 먹은 것보다 훨씬 맛있는 문어 샐러드, 새우 샐러드를 휴게소에서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해산물 외에도 따뜻한 고기류 음식들도 많이 있다. 현지식을 체험할 기회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휴게소를 십분 이용하는 것도 패키지 여행의 팁!

 

스페인에서만 판매하는 하몽맛 프링글스도 먹어볼 만하다. (맛보기 용도로 하나만 사셔도 좋을 것 같다.) 다소 인위적인 하몽 향이 들어 있어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겠다.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4시간 동안 지중해 해안도로를 따라 발렌시아를 거쳐 대망의 바르셀로나로 이동하는 일정이기 때문에, 버스에 머물기보다는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해주는 편이 백번 낫다.

 

그래야 해안도로의 낭만을 생리현상의 방해 없이 오롯이 즐길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 여행에서 가장 오래 지중해를 볼 수 있었던, 버스 이동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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