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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의 미식리스트 Foodies List/와인 메모 Wine Memo

와인 추천 - 겨울 와인 셋 리스트

by 응댕이를쳐라옹 2019. 12. 6.

겨울에 식사하면서 마시기 좋은 와인 추천 3종 셋 리스트를 소개한다. 까바 브뤼와 뚜렌 말벡은 샵에 문의를 해서 와인 추천을 받았고, 롱반 멀롯은 편의점에서 구입했는데 세 와인의 조합이 딱 식전, 식사 중, 식후에 마시기 좋은, 서로를 보완해 주는 와인이었다.

 

식전주 - 알레냐 리제르바 까바 브륏 (Alenya Reserva Cava Brut)
반주 - 뚜렌 말벡 도멘 샤르보니에 (Touraine Malbec, Domaine du Charbonnier)
식후주 - 롱반 멀롯 (Long Barn Merlot)

 

1. 식전주 - 알레냐 리제르바 까바 브륏 (Alenya Reserva Cava Brut)

스페인의 샴페인, 까바. 스페인 와인 양조법에 따라 원산지 명칭 보호를 받는 까바는 프랑스의 샴페인만큼이나 인기 있는 스파클링 와인이다. (이미 이전에도 여러 까바를 소개했기에 아실 것이다.) 샴페인 제조 방식과 비슷한 숙성과정을 거치지만 중간 단계를 기계화하여 가격을 대폭 낮춰 전 세계에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출처 - 와인21

그 중 알레냐 리제르바 까바 브뤼는 '브뤼'라는 명칭에 걸맞은 낮은 당도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청사과, 키위, 레몬의 청량한 산도와 톡 쏘는 기포가 어우러져 매우 경쾌한 느낌을 주는 와인이다. 와인21에서 4만 원 대에 소개되어 있지만 앞으로 단골이 될(?) 와인샵에서 2만 원 대에 득템할 수 있었다. 

 

와인샵에 구비된 까바 브뤼가 이 한 종류라 가지고 온 것도 있지만, 짙은 검정 라벨에 샴페인 골드를 쓴 고급스러운 외관 또한 와인 추천 시 한 몫 하는 대목이니 더더욱 마음에 들기도 하였다. 스파클링 와인은 역시, 같은 코르크 마개 중에서도 따기 쉽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아까운 와인이 흘러내리면 안 되니, 조심해서 뽕! 따주는 것이 좋겠다. 

 

처음 따라낼 때에는 굉장히 굵은 기포가 보여 의아했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니 아주아주 미세한 기포들이 선을 이루며 마치 유성우처럼 꼬리를 그렸다. 땅이 아닌 하늘을 향한다는 것이 역시, 별보다 매력적이다. 끊임없이 가열차게 솟아오르는 기포를 혀끝에 안착시키면 가장 먼저 곧게 잘라낸 설익은 청사과의 맛이 쏟아져 내린다. 

 

와인21 표에는 산도가 적은 편으로 적혀있으나 체감으로 느껴지는 산도는 꽤 강렬한 편. 식욕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해서 식전주 와인 추천 리스트로 곧바로 저~장! 영상을 다시 보니 신맛이 떠올라 침이 고인다.

 

빛깔도 굉장히 고와서 크리스마스 식사 자리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어 줄 것만 같다.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 한 잔 두 잔 넘기며 미뤄둔 이야기를 나누기에 딱 좋은, 기분 좋은 산도와 청량감이었다.

 

2. 반주 - 뚜렌 말벡 도멘 샤르보니에 (Touraine Malbec, Domaine du Charbonnier)

뚜렌 말벡은 와인샵 사장님이 직접 추천해주셨는데, 하얏트 호텔에 납품하는 와인이라고 한다. 말벡은 보통 아르헨티나에서 많이 재배되는데 뚜렌 말벡은 프랑스 루아르 지역에서 생산된 희소성 있는 와인이라고. 전문가의 와인 추천을 고사할 이유가 없으니, 바로 테스트를 해 보았다.  

 

출처 - 비어와인플레이스

바베큐와 초콜릿 같은 묵직한 향과 맛의 음식과 잘 어울리기도 하지만 첫 맛을 보니 그냥 이 와인을 본 메뉴로 먹어도 좋을 만큼 몰입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어깨 띠를 두른 미인대회 수상자같은 라벨의 뚜렌 말벡은 맛도 섬세하고 우아하다. 바디감이 있으면서도 혀 뒤로 부드럽게 빠지는 느낌이랄까? 뒷맛이 신선해서 전혀 쓰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부담이 없는 정도의 탄닌감이라 메인 요리와 함께 곁들여 반주처럼 마셔도 좋은 뚜렌 말벡. 와인 추천에 반주 개념은 보통 없지만 음식의 맛을 해치지 않는 섬세한 와인이라 추천하지 않을 수 없었다.   

 

회현역 근방 롯데캐슬 1층 상가에 위치한 비어와인플레이스에서 28,000원에 판매하고 있으니 구매에 참조하시기 바란다. 맛은 그 가격의 10배 이상이다. 왜 5성급 호텔에 납품하는지 알 것 같다.

 

3. 식후주 - 롱반 멀롯 (Long Barn Merlot)

 

롱반 멀롯은 캘리포니아 와인으로 식후주에 어울리는 소화를 돕는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풀바디는 아니지만 아주 묵직한 편이고 라즈베리, 블랙커런트는 물론 매우 스모키한 향신료의 느낌도 가지고 있다. 종종 와인 맛에 가죽을 빗대어 표현하기도 하는데 롱반 멀롯에서 처음으로 그런 가죽의 향을 느껴보았다.

 

출처 - 와인21

세븐일레븐을 비롯한 편의점에서 요즘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와인이다. 16,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해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마셨는데, 생각보다 혀끝에서 여운이 길게 남는 괜찮은 와인이었다. 

 

별다른 디저트를 준비하지 않은 날이었는데 롱반 멀롯만 마셔도 충분히 여러가지 맛을 느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식사를 마무리 짓는 와인으로 추천한다. 빛깔은 맛에서 짐작할 수 있듯, 뚜렌 말벡보다 훨씬 진한 색이다.

 

 

문닫기 5분 전에 도착했는데도 친절히 와인 추천을 해주신 비어와인플레이스 사장님께 감사했던 어느 겨울 날. 덕분에 소중한 추억의 말미를 알차게 채울 수 있었다.

 

서울특별시 중구 소공로 35 남산 롯데캐슬 아이리스 상가 121호, 비어와인플레이스

 

비어와인플레이스는 개인적으로 최애 브뤼인 발도미노 뀌베 브뤼를 23,000원에 파는 곳이어서 기억해 둔 와인샵인데, 앞으로도 자주자주 와인 추천 받으러 방문할 생각이다. 아주 작은 가게이지만 2층에 시음할 수 있는 자리도 넉넉하다.  

 

좋은 와인을 거품 없이 가져다 주시는 곳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 알면 알수록 오묘한 와인의 세계에 더 많은 사람들이 푹 빠져들 수 있도록 말이다.

 

 

*본 시음기와 와인샵 후기는 필자가 직접 지불한 비용과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임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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