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2.5 단계 시행으로 제도권의 변두리에 있다시피 한 우리 회사도 2주째 재택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재택하면서 힘든 점은 아무래도 식비가 많이 나간다는 것... 밖에서는 대충 회사에 있는 간식거리로도 끼니를 때우곤 하는데 집에선 꼬박꼬박 장을 봐 와야 하고, 장을 보다 보면 가족들이 필요한 것도 더 많이 사게 되니 온전히 나를 위한 소비를 하기가 힘들어진다.
그래서 오늘은 장을 보면서 부담없이 ‘나를 위해’ 하나씩 집어 들 수 있는 저렴한 데일리 와인을 집콕 혼술 와인 추천 아이템으로 골라보았다.
바로 동네 마다 슈퍼 크기로 하나씩 박혀 있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와인, 카퍼릿지 멜롯과 카퍼릿지 화이트 진판델이다. (Copper Ridge White Zinfandel / Copper Ridge Merlot)
미국 와이너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진판델 품종은 원래는 향이 짙은 레드 와인을 만드는 미국 흑포도 품종인데, 그 진판델을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효모가 갑자기 죽어버리면서 탄생한 실패작이 바로 화이트진판델이다.
카퍼릿지 화이트진판델은 당이 알콜로 바뀌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달달한 맛이 나는데, 빛깔도 예쁜 분홍빛이라 부담없이 즐기기 좋은 집콕 혼술 와인 추천 아이템이다. 달달하고 산미가 없어 아무 스낵에나 잘 어울리고 안주가 없어도 그냥 마시기 좋다.
특히나 집에서 야근할 때는 회사에서 처럼 나가서 밥도 못 먹기 때문에 콧바람 쐴 일도 없는데 이런 달달하고 산뜻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로제 와인이 곁에 있으면 얼마나 든든한지. 게다가 5천 원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퀄리티이다. (화이트 진판델은 사오자 마자 다 마셔버려서 사진을 못 찍었다.)
집에서 소고기 샤브샤브와 함께 곁들인 카퍼릿지 멜롯(메를로, 멀롯 등 나라마다 발음이 조금씩 다르다.) 같은 미국 와이너리 중 롱반에서 만든 멜롯도 맛이 괜찮았어서 고민하지 않고 사왔다. 미국에서 가공한 멜롯은 다른 지역 와인에 비해 왠지 더 부드럽고 가벼운 느낌이 드는 것 같다.
카퍼릿지 멜롯은 탄닌감이 있긴 하지만 정말 라이트하게 느껴지는 편이어서, 풀바디 와인을 좋아하지 않는 가족들에게도 호평을 샀다. 드라이 레드와인이지만 혀 언저리가 살짝 달큰해지는 느낌도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5천 원 와인, 카퍼릿지 멜롯은 드라이 와인 중에서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집콕 혼술 와인 추천템이다. 개인적으로는 호밀로 된 과자에 마일드한 고다나 하바나 치즈 한장 딱 얹어서 곁들이면 좋을 것 같다. (식사 페어링 용으로는 좀 약한 편)
5천 원이라 가격도 부담이 없고 맛도 가벼워 데일리 와인으로 제격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와인 카퍼릿지. 단점이 있다면 가벼운 만큼 가족들이 빨리 마셔 버려서... 오히려 더 많이 사야 한다는 점 정도 같다. (하핫..)
너무 단 와인은 못 먹는데 카퍼릿지 화이트진판델의 균형감 있는 당도에 반해서 이미 세 병째 사다 놓고 다 마셨다. 가정의 평화와 원활한 집콕 혼술을 위해 모레 쯤 장보러 가서 또 쟁여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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